박정희·이재명도 테러 피해자…'정치인 피습' 한국도 안심지대 아니다
올해에만 이재명·배현진 피습…여야 안 가리는 테러
-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괴한에 의해 습격당했다. 정치인 피습에 대한 전세계적 규탄 분위기 속에 과거 우리나라의 정치인들도 공개 일정을 소화하다가 습격당한 경우가 재조명받고 있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우리나라의 유력 정치인 2명이 습격당했다.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월 2일 오전 부산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부지 현장을 방문하고 지지자들과 만나던 과정에서 머리에 '내가 이재명'이라고 적힌 왕관을 쓴 60대 남성에게 공격당했다. 이 전 대표를 피를 흘린 채 쓰러졌고 2시간가량의 수술을 진행했다.
당시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치권은 일제히 테러를 규탄하며 한목소리를 냈다. 이 전 대표를 피습한 남성은 징역 15년의 중형을 선고받았지만, 현재 이에 불복해 항소한 상황이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달 25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거리에서 신원 미상의 남성으로부터 둔기로 머리를 가격당했다. 괴한은 당시 "배현진 의원이시죠"라고 두 차례 물은 뒤 신원이 확인되자 공격을 시도했다고 알려진다.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된 피의자는 미성년자로 드러나 충격을 주기도 했다.
거슬러 올라가면 박정희 전 대통령 등 정치인 테러는 꾸준히 발생했다.
조총련계 재일교포 문세광은 1974년 8월 15일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제29주년 광복절 기념 행사 중 권총으로 박 전 대통령 암살을 시도했다가 미수에 그쳤다. 이 사건으로 박 전 대통령의 부인 육영수 여사가 총탄에 맞아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사망했다.
그러나 5년여 후인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은 궁정동에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쏜 총에 의해 살해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2006년 한나라당 대표 시절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5·31 지방선거에 출마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지원유세를 하다가 지모씨가 휘두른 커터칼에 턱밑 부위 자상을 입었다.
2018년 김성태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드루킹 사건' 특검수용을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투쟁을 하던 중 한 남성으로부터 오른쪽 턱 부분을 맞고 병원으로 이송된 바 있다.
지난해 3월에는 민주당 대표였던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신촌 거리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를 당부하던 중 민주당 지지성향 유튜버로부터 둔기로 뒷머리를 몇 차례 가격당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 버틀러 유세 도중 저격을 당해 피를 흘리며 현장을 빠져나갔다. 트럼프 선거 캠프는 사건 직후 성명을 내고 "그가 괜찮다"고 밝혔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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