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 與 전대, 거칠어지는 입…'어대한' 판 깰 당심 공략 사활

韓 "노상방뇨" 元 "좌파" 羅 "대통령 협박" 尹 "우파 재앙"
'자폭' 우려에도 당심 자극 발언 이어질 듯…"과열 우려"

한동훈(왼쪽부터), 원희룡, 윤상현,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2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기념 촬영을 위해 무대에 오르고 있다. 2024.7.12/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반환점을 돌았다.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분위기가 유지되는 가운데 후보들의 당심 쟁탈 레이스가 이어질 전망이다. 서로를 향한 비방전에 당 선관위가 '옐로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당권 주자들 간 경쟁은 더욱 고조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차기 지도부가 결정되는 이달 23일까지 이어지는 전당대회 선거운동 기간은 반환점을 돌아섰다. 당대표 선거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오는 28일 결선투표로 진행되더라도 당권 레이스는 보름여에 불과하다.

당초 '한동훈 대세론'에 전당대회 흥행 실패를 우려하는 전망까지 나왔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당권 주자들 간 경쟁이 예상 수준을 크게 뛰어넘는 비방전으로 치달으며 과열 파열음이 터져나오는 실정이다.

원 후보는 지난 11일 TV토론회에서 지난 총선 때 한 후보가 비례대표를 사천 했다는 의혹을 거듭 제기했고, "운동권에서 전향한 좌파들, 문재인 정부의 잔당들과 (당을 접수하려는) 큰 그림을 그리는 거냐"라고 했다. 한 후보는 "원 후보야말로 운동권 출신 아니냐"며 "노상 방뇨하듯 오물을 뿌린다"고 맞받기도 했다.

다른 당권 주자들도 '당심'을 자극하는 발언을 이어나갔다. 나경원 후보는 "한 후보가 의도적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금기어를 툭툭 말한다"며 "당무개입, 국정농단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기소할 때 말한 단어다. 어떻게 보면 대통령과 모두를 위험하게 하는 협박성 발언 아닌가"라고 몰아세웠다. 윤상현 후보는 "혹시 (한 후보) 본인도 모르게 트로이의 목마가 되는 게 아니냐, 우파의 재앙이 되는 게 아니냐는 메시지가 하루에 수백 건이 온다"고 주장했다.

선관위는 TV토론 다음 날(12일) 원희룡·한동훈 후보에게 '주의 및 시정명령' 제재 조치 공문을 발송했다. 당 윤리위원회도 다음 날(13일) 간담회를 열고 선제 조치 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당권 주자들의 거친 발언은 '당심'을 겨냥한 의도적 행보로 풀이된다. 당내 열성 지지층인 당원들의 경우 일반 민심 보다 '색깔론'이나 윤 대통령과의 관계, 탄핵 등에 보다 예민하고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경향을 보인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한동훈 대세론'이 꺾이지 않고 있지만, 여론조사로 잘 포착되지 않는 당심의 흐름은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우여곡절 끝에 확정된 이번 전당대회는 당원투표(당심) 80%, 일반 국민 여론조사(민심) 20%를 합산해 당대표를 선출해 당심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결국 전대 룰을 감안하면 향후에도 지금까지 보여왔던 색깔론, 비방전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당 안팎에서 제기된다. 당 관계자는 "민주당에서는 탄핵을 논의하는 상황인데 자체적으로 당무 개입이니 국정농단이라고 하고, 댓글팀과 같은 민감한 얘기들을 하고 있다"며 "더 과열되는 양상으로 흐를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master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