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 갈등 단초 김경율…금감원장 추천 놓고 한-원 '공방'

한동훈 "누군지 안다"…김경율 "금감원장 검토한 건 대통령실"
원희룡 "손가락으로 하늘 가리지 마…사실이면 사퇴해야" 공세

원희룡·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0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7.10/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한동훈 당대표 후보가 윤석열 정부 초기 김경율 회계사를 금융감독원장에 추천했다는 의혹이 좀처럼 사그라들고 있지 않다. 당사자인 한 후보와 김 회계사는 대통령실 등 제3자를 거론하며 완강히 부인하고 있지만 원희룡 후보의 공세는 그치지 않고 있다.

원 후보는 지난 11일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2차 TV토론회에서 한 후보가 김 회계사를 금감원장으로 추천했다는 의혹을 재차 제기했다. 이는 두 후보 간 거센 공방으로 번졌다. 원 후보는 의혹을 부인하는 한 후보를 향해 "이게 만약 거짓말이면 어떻게 책임질 거냐"고 따져 물었고 한 후보는 "확실하니까 말씀드린다. 사퇴하겠다"고 응수했다.

참여연대 출신인 김 회계사는 문재인 정부의 내로남불 행태를 비판하는 '조국 흑서'를 공동집필 하며 진보 진영에서 이탈했다. 2021년 6월 당시 야권 유력 대선주자였던 윤 대통령은 김 회계사를 서초동 자택으로 초청해 식사를 함께하기도 했다. 이어 4·10 총선을 앞두고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간곡한 부탁으로 비대위원으로 합류했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밥도 해주고, 조국 흑서로 정권 창출에 기여하고, 회계 전문가인 김 회계사가 (금감원장 등) 정부의 인력풀에 들어가 있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냐"고 했다.

김 회계사 역시 11일 JTBC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용산 대통령실 고위급 인사로부터 직접 인사 검증 자료를 제출해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이에 따라 관련 자료들을 보냈다"고 말했다.

김경율 국민의힘 비대위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 하고 있다. 2024.2.1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다만 한 후보가 직접 추천한 것인지에 대해선 양측의 의견이 다르다.

한 후보는 "추천한 적 없다. 허위 사실을 유포하지 말라. (내가 아닌) 누가 추천했는지 안다"고 일축했다. 김 회계사 역시 "금감원장 자리를 검토했던 건 오히려 대통령실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 후보 추천설을 부인했다.

반면 원 후보는 자신이 대통령직 인수위 때 기획위원장을 했다는 사실을 알리며 "주요 보직들에 대해서 인사 추천이나 그 과정에 대해서는 다 알고 있다.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 후보의 김 회계사 추천설이 처음 제기된 건 지난 10일 한 언론보도를 통해서였다. 한 후보는 즉각 "그런 사실이 없다"고 일축했지만 원 후보는 "의혹이 사실이면 사퇴할 것이냐"고 공격을 이어왔다.

김 회계사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해당 의혹을 완강히 부인하며 원 후보를 향해 "경고한다. 기분 매우 더러우니 앞으로 저에 대한 언급도 삼가셨으면 한다"고 직격했다.

4.10 총선을 앞두고 비대위원으로 활동하던 김 회계사는 김건희 여사를 '앙투아네트'에 빗대며 사과의 필요성을 언급했고 이는 윤석열·한동훈(윤·한) 갈등의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당시 김 회계사를 영입하고 옹호한 것으로 알려진 한 후보와 윤 대통령의 불화설을 강조하기 위해 금감원장 추천설이 제기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참여연대 출신의 김 회계사와의 친분은 한 후보의 색깔론을 공격하는 데도 활용된다.

한편,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한 후보와 원 후보 간 비방전이 격화하자 두 후보에게 '주의 및 시정명령'을 담은 제재 공문을 발송했다.

songs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