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백서' 한동훈 '읽씹' 포함해 발표…"공개되는 날 與 전쟁터"
백서 특위, '발간 시기' 비대위로 넘겨…'김여사 문자' 담기로
전대 후 공개해도 '리더십 흔들기 노림수' vs '패장' 논란 전망
- 신윤하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국민의힘 총선백서 특별위원회가 총선 백서에 한동훈 당대표 후보의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읽고 씹음)' 논란을 넣기로 했다. 비대위가 백서 발간 시점을 전당대회 이후로 정하더라도 백서를 둘러싼 친윤계(친윤석열계)와 친한계(친한동훈계)의 갈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위 위원장을 맡은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11일) 국회 본청에서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에 알려진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과 김건희 여사의 문자 (읽씹 논란) 내용을 추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위는 논란이 된 백서 발간 시점과 관련해선 비상대책위원회에 결정을 넘기기로 했다. 조 위원장은 "특위에서 단독 결정하지 않고 비대위에서 결정을 해주시는 것을 요청하기로 했고 다음 주 월요일(15일) 비대위에 공식 안건으로 요청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특위가 백서 발간 시점 결정을 비대위로 넘긴 것은 중립성 논란 때문으로 보인다. 그간 친윤계와 친한계는 백서를 전당대회 이전에 발간할지, 이후에 발간할지를 두고 충돌해 왔다.
친한계에선 전당대회 전 총선 백서를 발간하려는 특위 및 친윤계의 움직임을 한동훈 후보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 보고 있다. 친윤계 조 의원이 이끄는 특위가 총선 국면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 후보의 총선 패배 책임을 부각해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기류를 꺾으려 한단 것이다.
다만 비대위가 총선 백서 발간 시점을 언제로 정하든, 백서 내용이 공개됨과 동시에 친윤계와 친한계의 갈등은 격화할 수밖에 없단 지적이 나온다.
관건은 백서의 내용이다. 친윤계가 문자 전문을 유출하면서 '문자 논란'이 불거졌단 의혹이 불식되지 않은 가운데, 특위가 총선 패배 원인을 분석하는 백서에 이 문제를 포함하는 게 부적절하단 비판이 나올 전망이다.
친윤계는 한 후보가 비대위원장 시절 김 여사 문자 메시지를 무시해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한 김 여사의 사과가 무산됐고, 이게 총선 패배로 이어졌다고 주장한다.
조 위원장은 전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저희가 총선 내내 굉장히 수세에 몰렸었지 않냐. (김 여사 사과가) 수세를 공세로 전환할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계기였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이 받아들여지면 다른 여러 이슈, 황상무 이슈, 이종섭 전 장관 이슈 등에 대해서 사과하고 집권여당의 프리미엄을 살린 공약들로 국면 전환을 할 수 있었는데 이걸 놓쳤다"고 지적했다.
한동훈 캠프는 이미 백서가 중립성을 잃었다는 입장이다. 한동훈 캠프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우리는 백서 자체를 정치 공작이라고 보지, 제대로 된 자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김 여사 문자 논란이 하나 더 얹히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말했다.
만약 백서가 전당대회 이후 발간되기로 결정돼 한 후보가 당대표가 된 후 백서가 공개되더라도, 백서로 인한 '한동훈 리더십' 타격은 불가피하다. 총선 패배의 책임이 있는 패장이 당을 어떻게 이끌 수 있냐는 친윤계의 비판이 다시금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총선 백서가 공개됨과 동시에 친윤계와 친한계의 갈등은 정점을 찍을 것으로 관측된다. 총선 패배의 큰 원인으로 꼽히는 이종섭·황상무 논란, 윤석열 대통령의 대파 발언 등 용산발 리스크에 당시 당 지도부가 적절히 대응했는지 지적하는 내용도 포함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한 고위 관계자는 "총선 백서에 특정인의 이름이 들어가지 않더라고 친윤, 친한 모두 각자 해석해서 비판을 쏟아낼 것"이라며 "백서를 공개하는 순간 당이 전쟁터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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