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여사는 사과하려 했지만…尹 역정·친윤 만류·韓 읽씹에 막혀
지난 1월 김여사 문자 전후 긴박하게 움직인 여권 정황
진중권, 金여사 통화 공개…친윤계가 사과 막았단 취지
- 조현기 기자
(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한동훈 당대표 후보의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읽고 무시) 논란에 대한 구체적 진술들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김 여사가 총선 당시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사과를 하지 않은 이유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여사가 지난 1월 사과하지 않은 이유로 윤석열 대통령의 역정·친윤계의 만류·한동훈 후보의 방관이 복합적으로 섞여 있단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과 한 후보 사이가 회복되기 힘든 상황까지 나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TV조선이 지난 8일 공개한 문자에 따르면 김 여사는 지난 1월15일 한 후보에게 "대통령과 제 특검 문제로 불편하셨던 것 같은데 제가 대신 사과드린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19일에도 "천번 만번 사과를 하고 싶다"고 했다.
뒤이어 23일에도 김 여사는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 다시 한번 여러 가지로 사과드린다"고 한 후보에 문자를 보냈다. 김 여사는 25일에도 한 후보에 "다 저의 잘못으로 기인한 것이라 드릴 말씀이 없다. 정말 죄송하다"는 내용을 담은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한 후보는 김 여사의 문자에 이른바 '읽씹'했다. 한 후보는 읽씹한 이유로 전날(9일) 1차 방송토론회에서 "여러 가지 통로로 실제 김건희 여사가 사과할 의향이 없다고 전달받고 있던 상황"이라며 "그 상황에서 사적인 연락에 응했다면 더 문제가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후보의 읽씹은 대통령의 격노로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은 윤 대통령에게 '한동훈이 충정은 있으니 잘 다독여서 가자'고 건의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한 후보의 문자 읽씹을 언급하며 "이런 XX인데, 어떻게 믿냐"는 취지로 격노했다고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친한(친한동훈)계 인사인 김경율 전 비상대책위원의 발언이 윤 대통령과 한 후보 사이의 관계를 더 악화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한 후보는 김 전 비대위원의 지난 1월17일 김 여사를 '마리 앙투아네트'에 빗댄 것과 관련해 전화로 언쟁을 벌였다.
양측의 갈등이 격화된 상황 속에서 친윤계도 사과가 성사되지 않은 배경에 자리 잡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이날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이 사안에 대해 사건 당사자인 김건희 여사에게 직접 들었다"며 김 여사와 57분 동안 통화한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진 교수는 "지금 친윤 측에서 주장하는 내용은 당시 내가 여사께 직접 들은 것과는 180도 다르다"며 "(김 여사가) 결국 나 때문에 총선을 망친 것 같아 모든 사람에게 미안하다. 한 후보가 많이 화가 났을 거다. 이제라도 대통령과 한 후보를 화해시켜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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