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사 문자는 누가 유출했나…'전대 개입' 파장 확산

한동훈·김재섭·박찬대 "대통령실 개입"
元측 "한 후보가 기자·진중권에 말해"…韓측 "마타도어"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문자 메시지를 무시했다는 논란이 7·23 전당대회 핵심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해당 문자 유출 경위에 대한 논란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여권 내에서도 당내 친윤(친윤석열)계 움직임의 배후에 대통령실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한편, 원희룡 후보 측에서는 한 후보 측이 유출했다는 의혹을 거듭 주장하고 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권 일각에서는 이번 '김 여사 문자 무시' 논란의 배후로 대통령실을 지목한다. 이번 논란은 언론 보도를 통해 한 후보와 김 여사 간 텔레그램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촉발됐다.

당사자 간 문자가 상세하게 공개된 것도 의구심을 키우지만, 당권을 놓고 경쟁하는 전당대회가 한창 진행되는 시점에 공개된 점도 대통령실 배후설에 불을 댕겼다. 메시지가 전달된 것은 지난 1월인데 6개월이 지난 시점에 문자가 공개된 것이다.

김재섭 의원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절대 안 되는 반한(반한동훈) 내지 친윤 인사 중 하나가 유출했다고 본다"며 "친윤 내지는 반한 인사들이 구심이 생기는 과정들을 보게 되면 직간접적으로 그 뒤에는 대통령실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지난 6일 한 유튜브 방송에서 "이 시점에 이런 얘기를 만들어내는 것은 비정상적인 전당대회, 당무 개입, 위험한 일"이라며 대통령실 개입설을 주장했다. 당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공개했을 리는 없고, 대통령실이나 김 여사 쪽에서 터뜨렸다고 보는 것이 중론"이라고 전했다.

야권에서도 이번 문자 유출의 배후로 대통령실을 정조준하고 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대통령실은 한술 더 떠서 선거에 활용하지 말라는 말로 당내 선거 개입 의혹에 확신까지 심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이 전날 "대통령실을 선거에 끌어들이는 일은 없도록 주의를 기울여 주십사 당부드린다"고 입장을 밝힌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한편 경쟁 상대인 원 후보 측은 해당 문자가 한 후보 측으로부터 퍼졌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전날 페이스북에 "이 모든 일이 폐족이 될 위험에 처한 세력이 김 여사를 꼬드겨 벌인 일이라 보는 게 합리적일 것"이라며 "문자의 내용에 관해서는 한 위원장 측의 해명이 맞는다. 이건 제가 직접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원 후보는 "진 교수는 문제의 문자 원문을 보셨나"라며 "보셨다면, 누구의 폰에 있는 것을 보신 건가"라고 되물었다.

또 이준우 원희룡 캠프 대변인은 이날 라디오에서 "한 후보가 친한 기자들한테 문자를 보여주면서 얘기를 한 적이 있다고 들었다, 진중권 씨도 문자를 봤다고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한 후보 캠프는 이날 "진중권 교수든, 기자든, 한동훈 후보가 김 여사 문자를 보여준 적이 없음을 분명히 한다"며 "원 후보 측의 마타도어에 유감을 표한다"고 반박했다.

한동훈(왼쪽부터), 윤상현, 나경원, 원희룡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8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정견 발표를 마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4.7.8/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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