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사과 의사 있었나…'김여사 문자' 元·韓 충돌 격화
'문자 공개 시점'…한 "전대 보름 앞" vs 원 "총선 평가 당연"
'제2연판장'…한 "특정 캠프 연결돼있지 않길"vs 원 "100% 무관"
- 조현기 기자
(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측과 원희룡 후보 측이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읽고 무시)' 논란과 관련해 사과할 의사가 있었는지를 놓고 공방을 주고 받았다.
한 후보 측 정광재 대변인과 원 후보 측 이준우 대변인은 8일 오전 MBC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여사 문자'와 '제2의 연판장' 사태에 대해 집중 토론을 했다.
전날 채널A 보도에 따르면 김 여사가 한 전 위원장에게 명품백 사과와 관련된 문자를 보낸 건 지난 1월 15일이 처음이다. 당시 김 여사는 "무조건 시키는 대로 하겠다"며 "대통령과 전화해 보면 어떻겠나"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다.
김 여사는 같은 달 19일에 한 전 위원장에게 "비대위 차원에서 사과 결정해 주시면 그 뜻을 따르겠다"며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재차 보냈다. 친한계는 문자 서두에 "사과하면 책임론이 불붙을 것"이라고 언급한 부분이 있다는 점을 들어 사과 의지가 불분명하다는 입장이다.
'김 여사의 사과 의지'에 대해 한 후보 측 정 대변인은 "이것을 이해하는 데는 일종의 맥락이라는 게 있다고 생각한다"며 "(언론을 통해 보도된 김 여사의 문자) 5개의 내용이 대부분 사실에 부합하기 때문에 저희도 따로 반박하는 내용을 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원 후보 측 이 대변인은 문자 내용을 보면 "김건희 여사가 '미안합니다'·'잘못했습니다'·'사과합니다'·'죄송합니다' 4번의 표현이 나온다"며 "국민을 상대로 국어 시험을 보는 것도 아니고 맥락보다는 있는 그대로 '사과하겠다'는 것을 명백히 밝힌 것"이라고 반박했다.
'공적·사적 채널' 논란에 대해서도 양측은 의견이 엇갈렸다. 정 대변인은 "과거에도 야당은 한 후보가 김 여사와 카톡이 오고간 것에 대해서 크게 문제를 삼았던 경우가 있다"고 김 여사의 사적 문자에 대한 답변이 부적절하단 취지로 답변했다.
이에 이 대변인은 "판단하지 않은 것은 '직무유기'"라며 "사과했을 경우에 적어도 선거 결과가 지금과 많이 달랐을 것이다. 서울만 하더라도 3% 차이로 진 곳이 6곳이고, 5% 차이면 10곳이 넘는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정 대변인은 "실제로 우리 판세가 어려워진 것은 3월 이후에 이종섭 대사의 호주 대사 임명, 그 이후에 있었던 채상병이라든가 조국혁신당의 돌풍, 또 의료개혁 이런 문제들이 더 문제가 됐었다"고 재반박했다.
'문자 공개 시점' 논란에 대해 정 대변인은 "1월 23일 종편 보도는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사과가 불가하다는 쪽으로 결론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그 시점으로부터) 6개월이 지났고 전당대회까지 보름도 채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변인은 "과거에 본인(한 후보) 성과 중에 가장 중요한 게 뭐냐. 지난 총선"이라며 "총선 결과에 대해 평가를 할 수 밖에 없고, 그 과정 속에서 (문자 읽씹 논란은) 자연스럽게 나올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 여사 명품백 논란에 대한 대국민 입장 표명'에 대해선 양측 모두 수사당국의 수사 결과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의견이 일치했다.
읽씹 논란과 관련 '한동훈 후보의 사퇴를 요구했다 취소한 기자회견'과 관련해 정 대변인은 "제2의 연판장 성격이 강하다"며 "특정 캠프와 연결돼 있지 않기를 바란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원 후보 측 이 대변인은 "연판장에 대해서는 우리 원희룡 후보와 100% 관련이 없는 전혀 무관하다"며 "지난해 (3·8전당대회) 연판장 사건 당사자 분들 중 5명이 거기서(한 후보 캠프)에서 중요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choh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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