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의 정치' 설전 與 전대주자 한자리에…어깨동무·웃음 속 신경전

당 대표 비전 선포식 참석…'노타이·노마이크' 눈길
"이재명과 싸우겠다" "내가 적임자"…포부·공약 발표

윤상현(왼쪽부터), 나경원, 원희룡,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2일 오전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체인지 5분 비전발표회’에서 정견 발표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4.7.2/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박소은 신윤하 기자 =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은 2일 당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석상에 노타이(넥타이 매지 않는 차림)·노마이크(마이크를 쓰지 않는 모습) 등 딱딱한 보수 이미지를 탈피한 모습으로 참신하고 개혁적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공을 들였다.

마이크와 대본 없이 자유롭게 프레젠테이션을 이어간 원희룡 후보는 '스티브 잡스'를 연상케 한다는 평가가 나왔고, 윤상현·한동훈 후보는 넥타이를 빼고 격식 없는 모습으로 등장해 당의 혁신을 약속했다. 나경원 후보는 원내 인사라는 점을 강조하며 원외 한동훈·원희룡 후보와 차별화에 집중했다.

'배신의 정치', '공포 마케팅' 등 날선 비판을 주고받아온 후보들은 어깨동무로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공식 발표에선 상대 후보들을 겨냥한 뼈 있는 말을 주고받으며 신경전을 이어갔다.

한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체인지 5분 비전 발표회'에서 가장 먼저 비전 선포 연단에 서 캠프명 '시작'과 맞춘 후보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사이사이 '우리가 바라는 새 시작', '우리가 바라는 가능성', '우리가 바라는 유능함',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문구를 활용하기도 했다.

이후 한 후보는 "2026년 6월에 지방선거, 2027년 3월에 대통령 선거, 2028년 4월에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모두 승리하겠다"며 "지금이 변화의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원 후보는 소개 영상 서두에 오징어게임에 나온 유명 대사 "이러다 다 죽어"를 인용하며 위기의식을 부각했다. 대본과 마이크 없이 자연스럽게 청중과 눈을 마주하며 발언을 이어갔다. 대표 당선시 당 운영 방향을 담은 '100일 계획'을 발표하며 민생 현안에도 힘을 줬다.

원 후보는 "신뢰에 기반한 활력 있고 생산적인 당정 관계를 이끌겠다"고 강조하면서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끝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후보는 '22년 붙박이 당원', '수도권 5선' 생존 정치인으로 지내온 원내 활동을 부각하는 영상을 준비했다. 국회 본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무실을 점거하며 대야 투쟁을 하는 모습을 비롯해 이번 총선 유세 과정에서 "윤석열 정부를 지키겠습니다"라고 외치는 장면도 영상에 담았다.

나 후보는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당대표도, 대통령에게 빚을 갚아야 하는 당대표도 위험하다"고 윤·한 양비론을 펴면서 "당대표는 학습과 경험의 자리가 아니다. 막연한 기대, 고통스러운 시험, 실망은 이제 그만하자"고 했다.

윤 후보는 늑대를 내몰아 자생력을 잃은 목장에 다시 늑대를 풀어놓아 건강한 생태계로 복원된 미국 '옐로우스톤 국립공원' 사례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같은 사례를 언급하며 보수 생태계 복원을 위한 '늑대' 역할을 자임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우리는 괴멸적 참패를 당했다. 집권 여당 사상 최악의 참패를 기록했다"며 "저는 승리의 공식을 알고 있고, 저의 몸에는 민주당을 이기는 승리의 DNA가 흐르고 있다. 우리 당을 승리로 이끌 후보는 저 윤상현뿐"이라고 강조했다.

sos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