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자 vs 공한증' 元·韓 사생결단…나경원은 거리두기

원희룡 "韓, 출마 전까지 대통령과 연락 안 해" 공세 고조
'배신' 공세에 元 반사이익 우려…나경원 "민생·안보 집중"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헌법 제84조 논쟁, 피고인이 대통령 되면 재판이 중단되는가?’ 주제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첫번째 공부모임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2024.6.2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전이 '배신' 공방으로 달아올랐다. 원희룡 후보가 한동훈 후보와 윤석열 대통령 사이 갈등을 연일 부각하며 배신자 공세 선봉에 서자 한 후보 측은 두려움의 발로라고 맞대응했다.

나경원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한 견제 분위기 속에도 '배신 프레임'과는 거리를 두며 민생·안보로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윤상현 후보는 "한동훈 대 원희룡 구도는 당을 분열시킨다"고 비판했다.

1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대통령과 친소 관계를 둘러싼 경쟁으로 비화하는 형국이다.

원 후보는 가장 강력한 당권 경쟁 상대인 한 후보를 상대로 윤 대통령과의 불화설을 키워가고 있다. 앞서 한 후보가 윤 대통령을 건너뛰고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에게만 출마 의사를 전하려 했다는 비공개 통화 내용을 대중에 공개한 원 후보는 최근 수위를 한 층 끌어올렸다.

원 후보는 전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가 총선 끝나고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기까지 70여 일 동안 대통령과 전화·문자를 하거나 만나서 총선을 같이 복기해보고 대화한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 나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한 후보는 원 후보 공세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공개 발언과 같은 그간의 방법으로 즉각 맞대응하지는 않았다. 다만 한동훈 시작 캠프의 정광재 대변인 명의로 낸 논평을 통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체제에 대한 공한증(한동훈을 두려워하는 증상)이 정치권에 퍼지고 있다"며 "악의적 배신 프레임은 당원과 국민 심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동훈 후보 캠프 관계자는 통화에서 "한 후보는 국민, 당원들에게 미래 비전만을 이야기하고 싶다는 뜻이다. 네거티브 전략에는 직접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계파 정치와 선을 긋겠다고 선언한 나 후보는 배신 공방이 과열되자 반보 물러난 분위기다. 나 후보는 전날 "그런 것(배신 프레임) 하지 말고 민생 이야기를 더 해야 한다"고 했다. 한 후보를 둘러싼 '배신' 프레임이 강하게 작동할수록 원 후보가 가장 큰 반사이익을 얻는단 것을 의식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다만 나 후보도 한 후보의 당 대표 한계론을 재차 부각하며 꾸준히 견제하고 있다. 그는 이날 YTN 라디오에서 "파탄 난 신뢰 관계를 회복하려면 사심보다 국가나 당의 이익을 우선해야 하는데 (한 후보는) 대선 후보로 바로 가려는 생각이 굉장히 강하다"고 지적했다. 나 후보는 당권 경쟁자들을 향한 공세 대신 이날 국회에서 '대한민국 안보의 새로운 비전 핵무장 3원칙' 토론회를 열고 안보 강화 기조를 다시 밝혔다.

윤 후보는 원 후보와 한 후보를 향해 동시 견제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윤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동훈 대 원희룡 구도는 당을 분열시킨다"며 "당 대표는 윤상현과 나경원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