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尹 '이태원 참사 조작' 발언 충격적…희생자 모욕"

"대통령 입에서 극우 유튜버나 할 법한 주장 나와"
"대통령이 음모론만 좇아…발언 진위 여부 밝혀야"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4년 신년인사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1.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가 특정 세력에 의해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알려진 것에 대해 27일 "해당 발언의 진위 여부를 분명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최민석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의 이태원 참사에 대한 인식은 입을 다물 수 없을 만큼 충격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 대변인은 "설마로 치부하기에는 전임 국회의장이 전한 말이니 안 믿을 도리가 없다"며 "대통령의 입에서 극우 유튜버나 할 법한 주장이 나왔다니 두 귀가 의심스럽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의무가 있는 대통령이 할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 한복판에서 159명의 사람들이 억울하게 목숨을 잃었는데 대통령은 음모론만 좇으며 자신의 잘못과 책임을 부정하고 있었다니 속에서 천불이 난다"고 비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은 이런 인식을 가슴에 품고도 추도예배에서는 '살면서 가장 큰 슬픔을 가진 날이다'라고 말했는가"라며 "뒤에선 희생자들을 모욕하고 있었을 생각을 하니 이중성에 소름이 돋는다"고 주장했다.

최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극우 유튜버들의 주장에 빠져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도식에도 참석하지 않고 이태원 참사 특별법도 거부했던 것인가"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의무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음모론을 신봉하는 대통령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 발언이 사실이라면 윤 대통령이 지금까지 도대체 어떤 시선으로 각종 현안을 바라보고 국정을 수행했을지 아찔하다"라며 "이제 앞으로 윤 대통령의 말을 곧이곧대로 듣기 힘들 것 같다. 음모론에 빠진 대통령이 더한 것에 빠지지 말라는 법이 있는가"라고 강조했다.

최근 김진표 전 국회의장은 자신의 회고록에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극우 유튜버' 방송에서 나오고 있는 음모론적인 이야기가 대통령의 입에서 술술 나온다는 것을 믿기 힘들다"고 적었다.

회고록에 따르면 김 전 의장은 2022년 12월 5일 국가조찬기도회를 계기로 윤 대통령을 독대했다. 김 전 의장은 이 자리에서 자신이 "이상민 장관이 이태원 참사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하는 것이 맞다"고 조언하자, 윤 대통령은 "이 사고가 특정 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