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침해" "대선 나가실분이"… 與부의장·상임위원장 경선 신경전

의원들 향해 큰절로 지지 호소…"2번 변심 말라" 웃음꽃
안철수 "4선인데 상임위원장 못해봐…잘못된 선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2대 국회 전반기 당 국회부의장, 상임위원장 후보자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국회부의장후보로 선출된 주호영 의원이 두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 주 의원, 박덕흠 의원, 정점식 정책위의장.2024.6.27/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송상현 이비슬 조유리 기자 = 국민의힘 국회부의장과 상임위원장 후보를 확정하기 위한 의원총회에선 후보자가 의원들을 향해 큰절하는 등 열띤 호소전이 펼쳐졌다. 상대 후보에게 "더 큰 일을 하라"는 식의 은근한 신경전도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27일 오전 국회에서 '제22대 국회 전반기 당 국회부의장·상임위원장 후보자 선출 의원총회'를 열었다.

국민의힘은 관례로 당내 최다선이 부의장을 맡았다. 이번에도 6선 주호영 의원과 조경태 의원이 전반기와 후반기를 2년씩 나눠서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박덕흠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면서 경선이 이뤄졌다.

국회 부의장 경선에서 두 후보는 유머를 가미한 정견 발표로 많은 박수를 받았다. 주호영 의원은 "박덕흠 의원께서 '4선이 (부의장을) 하려는데 6선이 나오면 골목상권 침해'라고 말해서 웃었다"며 "골목은 맞는데 상권은 아닌 거 같다. 비유하자면 4년근 인삼을 6년근 값을 내라는 거 아닌가 생각한다"며 웃었다.

주 의원은 대선과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기호 2번이었다는 점을 상기하며 의원들에게 한 표를 호소했다. 그는 "여기 있는 모든 분들 중 (총선때)비밀투표라고 하지만 2번 안 찍은 의원은 없을 것"이라며 "모두 2번 찍었을 텐데 두 달 사이 변심했단 흔적 안 보이기 때문에 2번 찍어주지 않을까 싶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는 박덕흠 후보는 정견 발표에 앞서 의원들을 향해 큰절하면서 회의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고 "덕흠 덕흠 박덕흠입니다"라고 자기소개를 했다.

주 의원을 향해선 "존경한다"면서도 "6선 의원의 드높은 위상에 맞게 부의장 아닌 국무총리 등 더 큰 자리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의원님들이 응원해달라"고 견제했다. 이어 "국회는 선수도 중요하지만, 후배를 아껴주고 배려해 주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보수정당의 가치"라며 양보를 요청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정견 발표를 마치고도 큰절했다.

국회부의장 경선에선 결국 주 의원이 95표 중 54표를 얻 41표를 획득한 박 후보를 꺾었다.

이어 펼쳐진 외교통일위원장 경선에서도 후보 간 은근한 신경전이 이어졌다.

김석기 의원은 "상임위원장은 본래 3선이 하는 것이 원칙인데 존경하는 안철수 의원께서 등록하신다는 얘기 듣고 깜짝 놀랐다"며 "안 후보는 대권 후보급이고 여러 훌륭한 점이 많지만, 이 자리는 대권후보 뽑는 거 아니니 여러분 잘 아셔야 한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안철수 의원은 상임위원장 후보자 선출 과정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저는 4선 의원 중 유일하게 상임위원장을 맡지 않아 원내지도부에 이런 상황을 알렸지만 이미 후보가 내정됐다고 들었다"며 "당내 전통과 관행에 어긋나며 자칫 잘못된 선례 남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에 밥제사법위원회를 제2당이 갖는 관행을 어겼다고 비판하면서도 우리 스스로가 선수 우선 관행을 따르지 않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투표에선 95표 중 70표를 받은 김 의원이 안 의원(25표)을 꺾었다.

이날 오후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선 여당 몫 국회부의장 및 7개 상임위원장, 국회 사무총장(김민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임명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다.

songs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