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대명' 민주 전당대회에 '친명일색' 지도부…강해지는 이재명 일극체제

이재명 당대표 연임 수순에 친명계 대거 최고위원 출마 선언
강해지는 '일극 체제'에 중도층 확장 우려도…與 "독재 체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를 마친 후 당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2024.6.24/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대표직 사퇴 후 사실상 연임 수순을 밟는 동시에 최고위원 후보부터 시도당 위원장 후보까지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로 채워지는 모양새다. 당 안팎에선 '또대명'(또 대표는 이재명)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기류 속에 '이재명 2기 지도부'도 강성 친명계로 구성될 경우 중도층 확장의 걸림돌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 24일 오는 8월 예정된 전당대회에 출마하기 위해 대표직을 조기 사임했다. 이 대표는 연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아무래도 출마하지 않을 걸로 확정했다면 사퇴하지 않았을 것 같다"고 말해 사실상 연임 도전을 공식화했다.

현재까지는 이 대표의 당대표 단독 입후보 가능성이 크다. 총선을 승리로 이끌고 당 안팎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 이 대표의 '대항마'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5선 중진의 이인영 의원의 출마설이 돌았지만 어렵지 않겠냐는 관측이 대부분이다. 당권주자로 거론됐던 박용진 전 의원과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도 공천에서 탈락하며 출마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의 사임 발표 직후 친명계 의원들의 최고위원 출마 선언이 이어졌다. 이들은 이 대표의 연임 도전을 옹호하며 '이재명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친명계 강선우 의원은 "'어대명'이 아니라 '당대명'(당연히 대표는 이재명)"이라며 "이 대표는 당대표를 권력으로 여기지 않고, '책임'과 '헌신'으로 그 역할을 해냈고 '총선 압승'으로 보답했다"고 했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김병주 의원도 같은 날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하며 "이재명 대표와 함께 2026년 지방선거 승리와 정권 창출의 승리를 위해 선봉에 서겠다"고 공언했다. 최고위원 출마를 준비 중인 한준호 의원은 "'당원이 주인인 정당'을 만드신 이 대표의 내일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향해 힘차게 시작될 것"이라며 "그 길, 주저 없이 굳건히 갈 수 있도록 동행하겠다"고 했다. 원외 인사로도 정봉주 전 의원과 김지호 부대변인 등 친명계 인사들이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

지방선거 공천권을 쥔 시도당 위원장도 친명 인사들이 대거 몰렸다. 서울시당 위원장에는 장경태 최고위원, 경기도당위원장에는 강득구·민병덕·김승원 의원이 출마할 예정이다. 광주시당 위원장에는 양부남 의원과 강위원 더민주혁신회의 대표가 출마를 선언하며 친명 간 대결이 펼쳐진다.

다만 일각에서는 '4파전'을 펼치며 흥행하고 있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비해 민주당 전당대회가 맥이 빠진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 대표의 단독 입후보로 무난한 전당대회가 예고되며 국민적 관심을 끌어 지지율을 올리는 '컨벤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고위원까지 '친명 마케팅'에 나서며 강해지는 '이재명 일극 체제'가 중도층 확장의 걸림돌이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전당대회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경쟁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게 아쉽다"면서도 "이 대표를 대체할 인물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친명계는 이 대표 연임 도전의 명분을 쌓기 시작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이 대표의 '일극 체제' 강화 논란에 대해 "무조건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고 했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도 "확실한 단일 대오를 형성해 끌고 갈 수 있는 리더십은 이재명"이라며 "당심과 민심이 결정해 줬기 때문에 그렇게 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연임 시도를 비판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사실상 1인 독재 체제와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해병대원 특검법 제3자 추천'을 띄우며 중도층 확장에 나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 대표의 연임 시도에 "도전이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며 "전혀 도전적이지 않다"고 꼬집었다.

bc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