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전 당대표 직접 정한 '윤심'…이번 선출엔 '중대 전선'

나경원 "제2 연판장 사태 안 돼"…원희룡 "하나되는 여당"
윤심, 지난 전대 같은 파괴력은 없어…결선 시 구도 결정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오후 경북 포항시 블루밸리산단 이차전지종합관리센터에서 열린 제9차 지방시대위원회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6.20/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송상현 기자 =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 논란이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3·8 전당대회에서 '친윤'(친윤석열) 김기현 후보를 대표로 사실상 결정했던 윤심이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영향을 끼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비윤 주자로 분류됨에 따라, 윤심의 향방이 이번 전당대회의 구도를 결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나경원 의원은 지난 2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2 연판장 사건이 있으면 안 된다"며 "전당대회 되면 늘 줄 세우고, 줄 서고, 대통령실을 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윤 대통령과의 교감 속에서 친윤계 의원들의 지원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이를 경계하는 발언이다.

원 전 장관은 이날 당대표 출마에 윤심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 "출마 결정은 별개"라고 일축하면서도, "한마음 한뜻으로 똘똘 뭉치고 그 안에서 견해 차이, 당내 논쟁, 사전 협의를 통해 하나 되는 여당을 만들어 나가는 게 내 소신"이라고 말했다. 원 전 장관은 전날에도 당정 일체를 강조하며 윤심과의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윤상현 의원도 최근 출마선언에서 "윤 대통령에게 할 말 하는 사람"이라면서도 "대통령과 통화하는 사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23일 "이기는 당이 되려면 대통령과 깊은 신뢰 관계가 있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들의 이러한 행보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내 최대 계파인 친윤계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0~30%대에 머물고 있지만, 전당대회는 당원 투표 80%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20%를 합산해 결과를 내는 만큼 윤심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전당대회 1차 투표에서 절반을 넘지 못해 결선투표로 이어질 때는 비윤과 친윤 구도는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비윤' 주자로 자리 잡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듯한 것으로 보인다. 한 전 위원장 측은 최근 출마 선언에 앞서 윤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나눴다는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 전 위원장은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공정에 의뢰해 지난 17~18일 전국 성인 1002명(무선 ARS)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대표로 가장 적합한 인물에 관해 물은 결과, 56.3%(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2.3%)의 지지를 얻었다. 뉴스1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4~15일 전국 성인 1008명(무선 전화 면접)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한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 지지층 가운데 59%(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10.4%)의 지지를 얻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지난해에 비해 낫긴 하지만, 전당대회 당원 투표에서는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비율이 더 높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지난해에 비해선 윤심의 향방이 중요하지 않다고 보는 만큼 자신이 친윤임을 보란듯이 내세우는 후보는 없는 상황이다. 한 친윤 의원은 "결선투표제가 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첫 투표에서 과반이 안 되면 기세가 넘어올 수 있는 것"이라며 "자연스러운 친윤 후보가 단일화로 과반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이러한 논란에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지난 21일 "전대에 출마하는 어떤 후보들에 대해서도 대통령께서는 똑같은 대우를 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master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