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구성 헛바퀴…여 "무책임한 협상 거부권" 야 "사실상 파업"
추경호 "의회 민주주의 모독하는 것…중재안 낸 적 없어"
박찬대 "이러다 대통령도 1년씩 돌아가며 맡자고 하겠다"
- 김경민 기자, 신윤하 기자, 임윤지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신윤하 임윤지 기자 = 여야의 원 구성 협상이 20일 공회전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의 '대통령 거부권 1년 제한' 전제 수용 의사를 "무책임한 협상 거부권 행사"라고 맞받아쳤다. 민주당도 입장 변화가 없어 합의에 난항이 예상된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협상 거부야말로 국회 위상을 깎고 의회민주주의를 모독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의 재의요구권을 부정하기 전에 스스로 무책임한 협상 거부권 행사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이어 "유감스럽게도 민주당은 단 한 번도 중재안을 낸 적도 없다"며 "오직 국민의힘만 소수당인데도 여당으로서의 책임감으로 어떻게든 국회를 정상화하기 위해 계속해서 타협안을 제안해 온다"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여야 간의 극심한 대치 국면을 해결해 보려는 여당의 진정 어린 제안에 대해 이런 오만한 말장난이나 치면서 무조건 민주당의 폭주에 동참하라는 것은 여당 의원까지 이재명 대표의 '명심 독재'의 길에 줄 세우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폭망 직전 민생, 의사 협회 집단 휴진, 동해 유전 개발 의혹, 남북간 긴장 고조, 한반도 둘러싼 급변하는 국제 정세 등 대한민국은 총체적 비상 상황"이라며 "비상상황에 여당이 일하기 싫다며 사실상 파업하고 있다. 국정 운영의 막중한 책임이 있는 집권 여당이 이래도 되냐"고 직격했다.
또 "추 원내대표는 어제 법사위 운영위 여야 1년씩 번걸아 맡자는 황당한 제안을 했다. 원구성이 불법이라며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해놓고 상임위원장을 번갈아 맞자는 게 말이 되냐"며 "이러다 대통령도 1년씩 돌아가면서 하자고 하겠다. 그럴 거면 선거는 왜 하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총선 민심은 야당이 중심 되어 윤석열 정권 2년의 실정 바로 잡으라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법사위·운영위는 거래 대상 될 수 없는 필수 사항"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추 원내대표는 전날 더불어민주당에 전반기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1년씩 번갈아가며 맡자고 제안했다.
이에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대통령 거부권 행사 1년 제한 △협의 불발 시 다수결 원칙으로 의결 △행정부의 부당한 입법부 침해에 대해 국민의힘의 항의 등 세 가지 요구사항을 내걸었다.
여야가 팽팽하게 맞서자 반쪽짜리 국회는 이날에도 지속됐다.
국민의힘은 내부 특위를 동시다발적으로 운영했다. 재정세제개편특위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상속세와 증여세의 합리적인 개편 방향에 대한 토론회를 열었다. 오후엔 재난안전특위와 약자동행특위, 에너지특위를 가동할 예정이다.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는 이날 오전 민주당 주도로 열렸다. 각각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노란봉투법과 해병대원 특검법을 심사한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도 오후 전체회의를 개최하고 쟁점 법안인 양곡관리법을 상정할 계획이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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