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주·연임·재판' 이재명 '3대 리스크'에 악화하는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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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병찬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4·10 총선을 승리로 이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극체제'가 굳건하다. 공천 과정에서 비명(비이재명)계 현역을 정리하고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를 채운 이 대표는 '대선 출마 1년 전 당대표 사퇴 시한'에 예외를 둘 수 있는 당헌·당규도 개정해 2026년 지방선거에서도 공천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
이 대표의 당대표직 연임도 기정사실이 되는 분위기다. 당내에서는 총선을 승리로 이끌고 당원들로부터 강한 지지를 받는 이 대표를 대체할 대안이 없다며 연임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민주당이 오는 8월18일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열기로 결정한 만큼 이 대표는 후보자 등록을 위해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 달 초까지 연임에 대한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8월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다시 잡을 경우 2027년 대선 가도에 남은 장벽은 사법부뿐이다.
17일 뉴스1이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4~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표의 당대표직 연임에 대한 찬반 여론은 팽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8월 열리는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는 것을 어떻게 보냐'는 질문에 응답자 47%는 '좋지 않게 본다'고 답했다. '좋게 본다'는 응답은 42%, '모름 또는 응답거절'은 11%로 집계됐다. 정치 성향별로는 중도층 45%, 보수층 70%, 진보층 26%가 이 대표 연임론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이 대표가 당대표직을 연임할 경우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정국의 부담감도 계속해서 떠안을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총선을 승리로 이끈 후 제22대 국회 상임위원회 18개 중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하는 등 폭주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의 불참 속 연일 '반쪽' 상임위를 가동하는 민주당이 민생과 입법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여론조사 결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운영위원회 등 11개 상임위원회를 독식한 야권에 대해 49%가 '좋지 않게 본다'고 지적했다. '좋게 본다'는 응답은 37%에 그쳤다. 중도층에서도 38%만 '좋게 본다'고 답했다.
22대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도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22대 국회가 앞으로 4년 동안 국회의 역할을 잘 수행할 것이라고 보냐'는 질문에 '잘할 것'이란 응답이 44%, '잘하지 못할 것' 52%로 집계됐다. '어느 쪽도 아니다'가 1%, '모름·응답거절'은 3%였다. 총선에선 '정권심판론'이 작동했지만, 거야가 주도하는 현재 상황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높아지는 것은 결국 민주당에 대한 민심 이반으로 풀이된다.
재점화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도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검찰이 최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으로 이 대표를 추가 기소하며 이 대표는 모두 4개의 재판을 받게 됐다. 한 주에 최대 4회 법정에 출석해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차기 대권의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 대표를 겨냥해 공세를 퍼부었다. 한 전 위원장은 이 대표의 측근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유죄 판결 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기 범죄로 재판받던 형사피고인이 대통령이 된 경우, 그 형사재판이 중단되는 걸까요?"라고 질문을 던졌다.
이어 한 전 위원장은 지난 9일에도 '현직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을 규정한 헌법 제84조(대통령은 내란,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 재직 중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다)를 들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정조준했다. 대통령이 되기 전 진행되고 있는 재판은 당선 이후 중단될 수 없기 때문에 대통령이 된 피고인도 집행유예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직을 상실한다는 것이다.
법조계와 학계의 의견을 차치하더라도 여론은 한 전 위원장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뉴스1 여론조사에서 '형사 사건으로 기소돼 재판받는 피고인이 대통령이 될 경우 재판 진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응답자 73%는 '재판을 계속해야 한다'고 답했다. '재판을 중단해야 한다'는 응답은 21%에 그쳤고, '모름 또는 응답거절'은 7%로 집계됐다.
주목할 점은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58%가 '재판을 계속해야 한다'고 답한 것이다. 재판을 중단해야 한다는 민주당 지지자는 33%였다. 아울러 정치 성향별로도 보수층 80%, 중도층 74%, 진보층 66%가 '재판을 계속해야 한다'고 답했다. '재판을 중단해야 한다'는 응답은 보수층 14%, 중도층 20%, 진보층 29%에 그쳤다.
커지는 부담감 속 한 전 비대위원장이 당권을 잡을 경우 위기는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장래 정치 지도자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냐'는 물은 결과 이 대표 28%,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차이는 11%p지만 한 전 비대위원장이 당권을 잡은 후 정부와 차별화 등에 나설 경우 지지율이 어떻게 출렁일지는 예측 불허다.
한편 이번 조사는 통신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무선 전화 인터뷰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며 응답률은 10.4%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bc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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