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권 뻔한데 무더기 입법 野…보여주기 특위만, 무력한 與
원구성 대치 5일째…여야, 협상 여지 없이 '치킨게임' 답답
우의장, 타협 이끌겠다며 원구성 스톱…주말 협상 가능성
- 서상혁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국회 원 구성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 정국이 5일째 지속되며 장기화 국면을 맞았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단독으로 상임위를 열고 '방송 3법' '해병대원 특검법' 등 쟁점 법안 입법에 속도를 내는 반면, 여당은 저출생특위 등 '당정 협의체'를 가동하는 등 제각기 '마이웨이'를 걷는 모습이다.
야당은 국회를 통과해도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가 유력한 막무가내 법안 만들기에 몰두하고 있으며, 여당은 입법 권한도 없는 특위를 대거 구성해 집권당의 책임을 방기하고 보여주기에 급급한 모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14일 오전 10시부터 의원총회를 열고 원 구성 정국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다. 지난 10일 이후 5일 연속 의원총회다. 이날 의총에는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참석해 대북 정책·현안을 보고했다. 국민의힘은 당분간 의원총회에 부처 관계자를 불러 업무보고를 받을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의총에서도 뚜렷한 출구전략을 만들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국민의힘은 '상임위 보이콧'을 선언하고 15개 특위를 꾸려 정부 부처로부터 보고를 받는 등 사실상 별도의 상임위를 꾸렸다. 국민의힘은 당분간 '의총-특위' 투 트랙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취재진과 만나 "(민주당이) 일방적인 그리고 독선적인 상임위 운영을 중단하고 빨리 원구성 협상을 통해 국회 정상화를 모색하는 것이 정도"라고 말했다.
여당이 상임위를 보이콧하는 동안 야당은 쟁점 법안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쟁점 법안인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등 16개 법안을 일괄 상정했다. 국민의힘 소속 위원은 전원 불참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도 야댱 단독으로 열렸다. 야당은 이날 회의에선 2개 법안심사소위원회를 구성하고, 해병대원 특검법(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을 제1소위로 넘겼다.
원 구성을 둘러싼 대치 정국이 장기화하면서 양당을 향해 "여의도 정치가 실종됐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만 우원식 국회의장이 최대한 여야 타협을 끌어내겠다는 의지를 밝힌 데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7개 상임위원장이라도 받아오자"는 현실론이 제기되고 있어, 주말 사이 극적 타협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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