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을 내줄 수는 없다"…법사위·운영위 여야 싸움 격화

민주 "18개 상임위 다 가져올 수도"…국힘 "법사위 가지면 의장 내놔야
오늘 여야 2+2 회동…국힘 "비공개 회동 유출…언론플레이' 유감" 비판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각각 기자간담회를 열고 22대 국회 원구성 협상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2024..6.2/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김경민 박종홍 박기현 기자 = 제22대 국회 원 구성을 두고 여야 신경전이 격화하고 있다. 양측이 이견을 보인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에 이어 언론 정책과 관련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도 쟁점이다.

국회 과반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은 7일 원 구성을 위한 본회의를 예고하며 여당을 압박했고, 국민의힘은 3개 상임위를 가져간다면 국회의장을 달라며 맞섰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2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민의힘이 계속해서 무성의·무책임한 태도로 임한다면 민주당은 국회법이 규정한 대로 원 구성을 진행할 것"이라며 단독 표결 가능성을 내비쳤다. 법상 원 구성 시한은 오는 7일까지다.

박 원내대표는 "22대는 총선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는 국회가 돼야 한다. 국민은 지난 총선에서 야당을 단독 과반으로, 171석의 제1야당으로 만들어줬다"며 "국민의힘이 시간만 낭비한다면, 18개 상임위 모두 우리가 가져올 수 있다"고 압박했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같은 자리에서 "법사위·운영위·과방위는 민주당이 가져와야 한다는 걸 누누이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와 배준영 원내수석에게 얘기했다"며 "현재로서 법사위·운영위는 양보할 의사가 없단 걸 분명히 밝히겠다. 과방위 확보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도 견고하다"며 법사위·운영위·과방위를 민주당 몫이라고 강조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의 소속 정당을 달리하는 것은 특정 정당의 일방적 입법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확립된 관례"라며 "최소한의 견제마저 거추장스럽게 여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화 이후 운영위원장은 여당이 맡아왔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21대 후반기 운영된 상임위원장 체제를 이번 국회에서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21대 출범 당시 18개 상임위원장 직은 민주당이 모두 차지했지만, 대선에서 정권교체가 된 이후 운영위와 법사위, 기획재정위, 외교통일위, 국방위, 정보위, 행정안전위 등 7개 상임위원장 직은 국민의힘 몫으로 넘어왔다.

그리고 1년 후 여야는 행안위와 과방위를 교체하면서, 21대 국회 마지막에 과방위는 국민의힘 몫이었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에서 반드시 법사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면 국민의힘이 국회의장직을 맡는 것이 합당하다"며 민주당을 비판했다.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은 심장을 준다고 확실히 한다면 다른 건 협상 가능하다고 한다. 근데 우리가 심장을 내줄 수 있느냐"고 호소했다.

이같은 이견 속 여야 협상 과정을 둘러싼 신경전도 벌어졌다. 여야 지도부는 이날 각 당의 원내대표·원내수석부대표가 참여하는 '2+2 회동'을 열고 원 구성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은 비공개 회동이 야당에서 언론을 통해 유출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추 원내대표는 "서로 비공개로 만나기로 하고 돌아서면 공개한다. 신의를 져버리고 언론 플레이를 한다. 상당히 유감"이라며 "이 부분을 오늘 만나면서 이야기 할 것이고 또다시 그럴 것 같으면 앞으로 비공개 만남은 더 이상 없다"고 비판했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