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당 부활론 갑론을박…국힘, 당내 의견 수렴 착수(종합)
한동훈 나경원 윤상현 안철수 지구당 부활 찬성
홍준표 김기현 이어 오세훈도 "지구당 제왕적 당대표 강화"
- 한상희 기자, 박기호 기자, 신윤하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박기호 신윤하 기자 = 지구당 부활 여부를 놓고 정치권에서 찬반 격론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이 본격적으로 당내 의견 수렴에 착수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1일 충남 천안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단, 더 큰 틀에선 사무총장이 비상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이 문제에 관해서 의견 수렴 검토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그는 "검토 후 논의 결과가 나오면 (당의 방침을)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정점식 정책위의장도 "지구당 부활 부분에 대해 당의 입장은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며 "앞으로 많은 의원들께서 의견을 제시하니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해서 충분히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에서도 지구당 부활 문제에 대해 한 차례 논의가 됐고 황우여 비대위원장은 당에서 지구당 부활에 대한 내용을 검토해 보라고 지시했다. 국민의힘은 검토 결과가 나오면 원내에서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최근 국민의힘 내에선 지구당 부활 여부를 놓고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윤상현·안철수 의원 등 당권 주자들은 지구당 부활에 잇달아 찬성 입장을 밝혔다. 한 전 위원장은 "지구당을 부활하는 것이 정치개혁"이라고 주장했다. 나 의원도 "원외당협위원장을 해본 사람으로서 지구당이 얼마나 필요한지 잘 알고 있다"며 지구당 부활을 해야 한다고 했고, 윤 의원은 지구당 부활을 골자로 한 법안을 발의했다.
안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제 지역구에 다른 당의 원외 지역사무소가 생기는 것을 환영한다"며 "그래야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에서 젊은 정치 신인들이 합법적으로 당협사무소·지역사무소를 둘 수 있고 미래를 위한 기반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썼다.
반면,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구당 부활 논쟁은 반개혁일 뿐만 아니라 여야의 정략적인 접근에서 나온 말"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또한 김기현 의원은 지구당 부활에 대해 "전당대회를 앞두고 단순히 득표만을 위해 선심성으로 남발해서 풀 문제가 아니다"라며 원내에선 처음으로 반대 입장을 내놨다.
과거 지구당 폐지를 주도했던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지구당은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일극 제왕적 당대표를 강화할 뿐"이라고 썼다. 그는 "과거 지구당은 지역 토호의 온상이었다"며 "지구당 위원장에게 정치 헌금을 많이 한 사람이 지방의원을 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했고, 그들은 지역 이권에 개입했다"고 설명했다.
지구당은 선거구별로 설치됐던 중앙 정당의 하부 조직이다. 1962년 정당법 제정 이후 40년 넘게 존재하다 2002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불법 대선자금 사건 이른바 '차떼기 사건'이 불거지면서 지구당이 자금 창구로 지목됐다. 결국 2004년 '오세훈법'이라 불리는 정당법·정치자금법·공직선거법이 개정되면서 폐지됐다. 그러다 최근 한 전 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 20년 만에 지구당 부활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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