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지율 상승인데 尹은 최저치 경신…당정 엇박자 이유는 [여론풍향계]

尹 지지율 30% 턱걸이…국힘은 민주 제친 35.2%
보수 핵심 지지층, 尹대통령 기대감↓·韓 기대감↑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충남 서천 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방문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1.2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총선 패배 후 김건희 여사 의혹에 사과하고 영수회담을 하는 등 소통을 강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지지율 30%를 겨우 턱걸이하는 성적표를 받았다.

무엇보다 대통령의 지지율보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높은 '당정 분리현상'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현상의 중심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있다고 보고 있다. 보수 핵심 지지층이 윤 대통령을 떠나 유력한 차기 당권·대권 주자인 한 전 비대위원장에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리얼미터가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닷새간 성인 25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5월4주차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 응답 비율은 전주 대비 1.1%포인트(p) 낮아진 30.3%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부정 평가는 66.1%로 0.6%p 높아졌다.

윤 대통령 지지율은 한 달 넘게 30%대 초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월4주차 윤 대통령 지지율은 30.2%로 2022년 8월 1주차(29.3%)에 집계한 최저치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 5월3주차 지지율이 31.4%로 반등했지만 다시 하락했다.

특히 윤 대통령 일간 지지율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인 지난 23일 26.8%로, 2022년 취임 후 일간 최저치를 경신했다. 22대 총선 직후인 지난달 12일 28.2%의 일간 지지율을 기록한지 한 달여 만이다.

지지율 최저치 경신의 배경에는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 국회에서 넘어온 해병대원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리얼미터 관계자는 "일별 지지율은 특검법 거부권 이후 파고를 맞으며 하락했다"며 "대정부 신뢰 회복과 협치 복원이 최우선 과제가 된 상황에서 정무 취약점이 시사하는 바는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의 정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0.2%p 높아진 35.2%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0.6%p 하락한 33.9%였다. 양당 간 차이는 5월3주차 당시 0.5%p에서 1.3%p로 더 벌어졌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대구·경북(TK)와 부산·울산·경남(부울경), 60대 이상인 전통 보수층이 국정의 기반인데, 이 층에서 대통령의 지지율로 유입이 안 되고 있다"며 "그동안 한 전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보완재' 역할을 해왔는데, 이제는 '대체제' 역할이 된 듯 하다"고 분석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 역시 "한동훈이 (공식적으로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면 (대통령의 지지율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하며 "대통령의 보수 지지층이 한동훈으로 옮겨간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지율 돌파를 위해선 여론에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소야대가 되면서) 국회에 의지가 안 되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기댈 수 있는 것은 여론뿐"이라며 "여론에 대한 반응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전화(ARS) 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조사와 정당 지지도 조사 응답률은 각각 2.9%, 2.7%,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각각 ±2.0%p,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choh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