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물리학자’ 황정아 "과학기술 민주당 만들겠다"

[여의도 신인]⑰대전 유성을 황정아…5선 이상민 꺾고 입성
"R&D 시스템 복원 3법 1호 법안으로…유성 정주 여건 개선"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당선인(대전 유성구을)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5.2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과학기술 정당이 될 수 있도록 제가 자양분이 되겠습니다."

황정아 민주당 대전 유성을 국회의원 당선인은 21일 국회에서 뉴스1과 만나 "윤석열 정권 2년 동안 과학기술 생태계가 처참하게 무너져 내렸다"며 "무너진 과학기술 생태계를 복원하는 게 저의 첫 번째 임무"라고 말했다.

그는 "R&D 예산이 즉흥적이고 가변적이기 때문에 현장에 있는 과학자들이 계획서 쓰는 일만 6개월 내내 하고 있다. R&D 예산 삭감뿐만 아니라 R&D 예비타당성조사 폐지 방침까지 말도 안 되는 과학자들에 대한 홀대를 제대로 방어할 사람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과학자였던 제가 말하는 게 훨씬 더 진정성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과학기술은 첨예하게 이해 관계가 갈리는 분야가 아니라 여야 협치가 가능하다"며 "방법론에 있어선 미세 조정이 필요할 수 있겠지만, 방향성엔 여당도 모두 동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시대의 부름이 저를 이끌어냈기 때문에 저한테 주어진 몫을 잘 해내는 게 제일 중요하다"며 "제가 맨 앞에 서서 모든 역량을 다 쏟겠다"고 했다.

◇24년 연구자…"현장서 체감할 수 있는 입법 활동할 것"

전남 여수 출신인 황 당선인은 카이스트에서 물리학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24년 동안 과학자이자 교육자로서 인공위성 개발과 우주과학과 관련한 수많은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민주당은 황 당선인을 지난 1월 총선 6호로 영입했다.

황 당선인은 정계 입문 3달 만에 현역 이상민 국민의힘 의원을 꺾고, 당당하게 원내 입성에 성공했다. 정치 신인이 도전하기엔 만만찮은 경합으로 여겨졌지만, 황 당선인은 5선 이 의원을 23%p차로 제쳤다.

더구나 대전 유성을의 투표율은 71%을 기록했다. 전체 총선 투표율이 67%임을 감안하면, 높은 편에 속한다.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론이 투표장으로 유권자들을 이끌었다고 황 당선인은 봤다.

황 당선인은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론이 강했다"며 "20년 넘게 믿고 의지했던 지역구 의원이 탈당해 국민의힘에 입당한 걸 유권자들께서 배신으로 보셨다. 여기에 새 인물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을 것"이라고 평했다.

황 당선인의 가장 큰 장점은 현장 연구자라는 거다. 황 당선인은 민주당 영입 당시까지 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새로운 인공위성 사업을 기획·설계했었다. 과학기술계도 갖는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크다.

황 당선인은 "그동안 국회에서 과학자들의 민심을 대변하는 게 한계가 있었다"며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효능감 있는 입법 활동을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에 1호 법안으로 'R&D 시스템 복원 3법'을 패키지로 준비 중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국가 예산의 5% 이상을 R&D에 확정적으로 투자하게 하는 국가예산목표제와 △R&D 예산 불확실성을 최소화 시키기 위해 예산 변동시 국회 보고나 공청회 절차를 도입하고 △과힉기술부총리제 신설이 담겨있다.

황 당선인은 "이 외에도 출연연 연구자들의 65세 정년 환원 과제중심예산제도(PBS)를 개선하겠다"며 "나머지 법들도 순차적으로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과학도시 걸맞은 유성 만들겠다…정주 여건도 개선"

지역구에 대한 황 당선인의 애착도 남달랐다. 황 당선인은 지역구인 유성에서 30년 넘게 살며 과학자의 꿈을 키웠다.

대덕연구단지에 26개의 출연연이 모여있는 만큼 청년 연구자들이 많이 입주해 있다. 황 당선인은 주거 환경을 우선적으로 개선할 방침이다.

황 당선인은 "북대전IC의 고질적인 악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전시와 논의 중"이라며 "악취의 원인, 모니터링을 거쳐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연구용역도 진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역구 내 청년 가구가 많아 전세사기 피해가 많은데 '선구제 후구상'이 핵심인 전세사기특별법을 포함해 피해 구제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청년들이 살 수 있게 정주 여건을 개선해 인력 누수 현상을 막겠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핵심적인 과제로는 우주항공청 우주개발본부 신설 유치를 내세웠다.

황 당선인은 "우주항공청이 곧 개청하는데 걱정이 많다"며 "종합적인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었는데 지금 완전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전문가 인력도 못 찾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주항공청의 연구 개발 기능은 연구개발본부로 분리해서 유성에 놓겠다"며 "우주 인프라는 전부 대전에 있다. 연구자들이 있는 항우연과 천문연 옆에서 일이 될 수 있게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학도시 유성'에 걸맞은, 판교에 버금가는 유성을 만들겠다"며 "우리 지역에 우수한 연구 인력이 자리 잡고 창업, 성장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당선인(대전 유성구을)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5.2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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