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등판' 충분조건…총선 패배 책임론 넘어설 '명분'
당 안팎의 복귀 요구 커지면서 필요조건은 갖춰가는 중
조정훈 "책임 인정해 사퇴" 몰이…친윤, 전략적 말아끼기
- 신윤하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당 안팎에서 재등판을 요구받고 있는 한동훈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당대회에 출마하기 위해선 총선 패배 책임론을 넘어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총선백서특위 등 한 전 위원장의 책임을 겨냥하고 나선 당내 견제에 대응할 수 있는 명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17일 국민의힘 총선백서특위는 정영환 전 공천관리위원장 및 공관위원들과 함께 공천 관련 평가 회의를 진행했다. 특위는 사무총장이었던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과 한 전 위원장과의 면담도 계획하고 있다.
황우여 비대위원장이 최근 총선백서에 대해 "개인의 책임을 추궁하는 식으로 하지 말자"고 당부했지만, 총선백서특위에선 한 전 위원장을 정면으로 저격하는 발언들이 연일 나오는 모습이다. 총선백서특위원장인 조정훈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특정인을 공격할 의도는 없다. 하지만 책임은 좀 다른 것"이라며 "한 전 위원장이 본인이 책임이 있다고 인정을 했기 때문에 (총선) 다음 날 비대위원장직에서 사퇴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총선백서특위가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총선백서특위는 지난 3일 시작된 총선백서 TF의 패인 분석 설문조사에 한 전 위원장이 선거 운동 당시 내세운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이나 한동훈 원톱 선대위 체제의 실효성을 묻는 질문을 포함해 논란이 됐다. 이를 두고 총선백서특위가 한동훈 책임론으로 여론을 몰아가려 한단 비판이 제기됐다.
한 전 위원장의 지지자들은 총선백서특위가 한동훈 책임론을 몰고 간다며 자체 '국민 백서'를 만들고 있다.
한편 한 전 위원장의 당권 도전에 부정적이던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은 최근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이철규 의원은 지난 14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전 위원장의 출마에 대해 "공직에 나가든 당직에 출마하든 그것은 오롯이 본인 선택에 달렸다"고 말했다. '한동훈 때리기'가 오히려 비윤 주자로서 한 전 위원장의 존재감을 키워주고 관심을 키워주고 있단 판단으로 보인다.
다만 든든한 팬덤을 갖춘 한 전 위원장이라도 총선 참패 책임론은 당권 도전을 위해 넘어서야 할 산이다. 총선 참패로 인해 생긴 지도부 공백을 메꾸기 위해 치르는 전당대회에, 패장인 한 전 위원장이 출마하는 게 부적절하단 지적이 불가피하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치는 명분"이라며 "한 전 위원장에겐 총선 참패론에도 불구하고 당권에 도전하는 명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총선백서특위는 이날 정 전 공관위원장과의 회의에 이어 내주 장동혁 전 사무총장과의 비공개 면담을 진행한다. 특위는 한 전 위원장과의 면담도 계획하고 있다. 조정훈 의원은 "(한 전 위원장과 면담은) 5월 말 6월 초 정도가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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