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업 보호해야"…라인야후 사태 21대 국회 전면에
검찰 인사에…여 "정례적 인사" 야 "수틀막 인사"
17일 공수처장 청문회서도 채상병 사건 놓고 정면충돌 예상
- 한상희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일본 정부가 네이버 지분 매각을 사실상 압박했다는 '라인 야후 사태'가 정쟁화하면서 21대 국회 마지막 가장 큰 뇌관으로 부상했다. 이밖에도 채상병 특검법, 김건희 여사 관련 이슈 등 임기(5월29일)를 불과 14일 남겨놓은 21대 국회 곳곳에 뇌관이 도사리고 있다.
야권은 라인 야후 사태를 정치쟁점화하며 반일 프레임으로 대정부 공세에 나섰다.
휴식 겸 치료차 병원에 입원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1일 라인 야후에 지분 재조정을 요구한 일본 총무상이 이토 히로부미의 후손이라는 보도를 공유하며 "대한민국 정부는 어디에?"라는 글을 올렸다. 또 "이토 히로부미: 조선 영토 침탈, 이토 히로부미 손자: 대한민국 사이버 영토 라인 침탈, 조선 대한민국 정부: 멍∼"이라고 적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지난 13일 독도를 직접 찾아 "불과 2년 만에 다시 일본 식민지가 된 것 같다"며 "역대 최악의 친일 정권, 매국 정부"라고 맹비난했다.
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외교 사안으로 격상시켜 일본 정부에 공개적으로 항의하고 지분 매각 철회를 촉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일본 대사를 초치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전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서 자본관계를 재검토하라는 행정 조치를 철회하라고 요구하길 바란다"고 했다.
또 야당에서는 관련 상임위인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과학기술방통신위원회와 전체회의 개최를 요구하고 있다. 이미 과방위 민주당 위원들은 오는 16일 라인 문제 대한 현안 질의를 위해 개회요구서를 제출하겠다고 통보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합의 없는 일방적 회의"이라며 보이콧을 시사했다.
민주당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국회 본회의에서 긴급 현안 질의도 추진하기로 했다.
당초 "기업이 자율적으로 판단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유지하던 여권에서도 논란이 계속 커지자 진화에 나섰다.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전날부터 이틀간 과기부와 네이버 측의 입장을 청취했다며 "우리 국민과 우리 기업의 이익이 최우선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앞으로도 해외 진출 기업의 이익 보호를 위해 여당으로서 할 수 있는 조치를 정부와 함께 적극적으로 강구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도 이틀 연속 네이버 의사에 반하는 일본 정부 조치는 있어서는 안 된다고 재차 경고의 메시지를 내놨다. 성태윤 정책실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적절한 정보 보안 강화 대책이 제출되는 경우 일본 정부가 자본 구조와 관련해 네이버 의사에 배치되는 불리한 조치를 취하는 일이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선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등 범야권 연대를 통해 공세에 나섰다. 윤 대통령이 다음 주 국무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민주당은 범국민 대회와 전 국민 서명운동 등 대규모 장외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땐 22대 1호 법안으로 대통령을 특검 대상으로 명기한 채상병 특검법을 재발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당장 오는 17일 예정된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여야는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 윗선 개입 의혹에 대한 오 후보자의 입장을 놓고 정면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공개적으로 대통령 탄핵을 시사하는 발언도 나오고 있다. 22대 국회 첫 국회의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추미애 민주당 당선인은 BBS라디오에서 "채상병 특검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더 이상 불법을 자행하지 말고 빨리 특검을 수용해서 조사를 하게 하는 것이 오히려 본인으로 향하는 탄핵 의혹,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해 온 검찰 지휘부를 전격 교체한 것을 놓고도 여야간 정면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야당은 지난해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던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22대 국회에 재추진하겠다고 상황이나, 검찰 인사를 계기로 다시 대정부 공세 수위를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 검찰 인사를 "검찰을 더 세게 틀어쥐고 김건희 여사 방탄에 나서겠다는 신호탄"이라고 주장했고, 진성준 정책위의장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겠나"고 비판했다. 추 당선인은 BBS라디오에서 "한마디로 수사를 틀어막는 인사, 수틀막 인사"라고 날을 세웠다.
여당은 정례 인사일 뿐이라며 방어에 나섰다. 성일종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SBS라디오에서 "인사권이야 정례적으로 하는 것"이라며 "실질적인 수사는 검사들과 수사관들이 알아서 다 이뤄질텐데, 수사를 무마하라고 한다고 해서 무마가 되겠나. 프로그램대로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은행 잔고증명서 위조 혐의로 복역 중이던 윤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가 전날 가석방으로 출소한 것을 놓고도 야권의 파상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직 대통령 재임 기간 중 실형을 선고받은 친인척이 가석방 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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