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정부 2년]⑩전문가가 본 尹 정부 2년 '52점'…"민생경제·소통 실패"

정치전문가 5명 인터뷰 '한미 동맹 강화' 외교·안보 정책은 긍정
"설명보단 공감, 대치보단 협치해야" "여론은 계몽 대상 아냐"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한병찬 조현기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취임 2주년을 맞았다. 정치 전문가들은 지난 2년의 윤석열 정부를 돌아보며 평균 52점을 줬다. 외교·안보 정책 등은 긍정적이었지만 민생경제와 소통에서 실패했다는 평가가 우세해 절반을 간신히 넘기는 박한 점수가 나온 것이다.

뉴스1은 지난 9일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강윤 정치평론가, 이종훈 정치평론가, 박상병 정치평론가 등 전문가 5명과 인터뷰를 진행해 윤 정부의 2년과 앞으로의 3년을 물었다.

채진원 교수는 윤 정부의 2년에 대해 'B-'(70점)라고 평가했다. 채 교수는 "문재인 정부와 차별성 있게 추진한 한일 관계나 한미동맹 관계를 안정적으로 정상화한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총선 패배로 드러났듯 민생경제에 대해 국민들이 높은 점수를 주는 것 같지 않다. 노동·연금·교육 등 3대 개혁도 국정 지지율이 낮아 동력을 받기 어려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채 교수는 윤 정부가 민심을 오판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윤 대통령을 찍어준 민심을 오판한 것 같다"며 "국민이 준 준엄한 명령은 공정과 상식이라는 방식으로 야당과 협치해서 민생경제를 회복하라는 것이었는데 민심을 오판해서 야당 약점을 붙잡고 공격만 하면서 시간을 낭비했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C 학점'(60점) 정도라고 평가했다. 신 교수는 "건전재정 기조 노력과 외교적 측면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나머지는 다 못했다. 제일 못한 부분은 공감 능력이 부족했고 인사 또한 아는 사람만 뽑으려고 하다 보니 야당과의 관계가 엉망이 됐다"고 꼬집었다.

이강윤 정치평론가도 'C 학점'(50점)을 매겼다. 이 정치평론가는 "아직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의료개혁에 강력한 의지로 시동을 걸었다. 잘한 일로 평가한다"며 "부족하게 느끼는 것은 아무래도 국민들과 소통 그리고 정치권과의 소통 부족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와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D 학점'(40점)을 줬다. 먼저 이 정치평론가는 "재정건전성과 긴축재정은 잘했다고 생각하지만 거의 다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일본에 집중하다 보니 중국과의 관계가 최악이 됐고 안보 위기를 가중했다"고 비판했다.

박 정치평론가는 "한미동맹의 수준을 핵무기 협의그룹을 만들 만큼의 수준까지 끌어올린 대목은 잘했다"며 "경제와 정치는 다 실패했다. 제일 못한 것은 민생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민생과 관련해 계획만 얘기하고 손도 대지 못했다. 민생 문제를 위해서는 야당과 손을 잡지 않으면 안 되는데 야당과 지금까지 싸워왔다"며 "윤 대통령이 지난 2년간 제일 실패한 것은 민생경제였고 그 점이 이번 총선에서 직격탄을 맞았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2022년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2024.5.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전문가들은 향후 3년의 국정운영 갈림길에 선 윤 정부에 대해 설명보다는 공감을, 대치보다는 협치를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채 교수는 "설명보다는 공감이 먼저라는 생각이 든다"며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은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설명조였다. 그런 어법은 좀 바뀌어야 하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민생이 어렵고 힘들다는 것을 공감한 다음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겠다 이렇게 가야 하는데 윤 정부가 열심히 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말하더라"며 "국민들이 고통스러워하고 불편해하는 것이 무엇인지 공감한 다음에 거기에 맞춰서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도 "여론에 대해 반응성을 높여야 한다"며 "여론은 계몽 대상이 아니고 설명만 하면 정치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강윤 정치평론가는 "소통의 시작은 나도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열린 자세로 인정하고 동등한 상태로 테이블에 마주 앉는 것"이라며 "그런데 그동안 그러지 못했다. 단순히 기자회견 횟수를 늘리거나 차담을 늘리는 게 아닌 소통에 임하는 자세가 바뀌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정치평론가는 야당과의 협치를 강조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민생경제와 관련해 야당에 적극적으로 협조를 구해야 한다. 민생 앞에는 여야가 없다"며 "새롭게 뽑힐 여당 당대표가 야당과 대통령실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하는 것이 마지막 희망이다"고 했다.

bc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