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F2024] 3高·저출산 해법은…여 "건전재정" 야 "예산 늘려 안전망"(종합)
"돈 막 쓸 시간 지났다" vs "생존·출산 희망주는 법·예산 필요"
"연금개혁 등 인기 없는 정책도 해야" "중처법 보완해야"
- 한상희 기자, 강수련 기자, 노선웅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강수련 노선웅 기자 = 여야 의원들이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고물가가·고금리·고유가 등 3고, 저출 등 국가적 난제에 대해 상반된 해법을 내놓았다. 연금개혁, 의대 정원 증원, 중대재해처벌법 등 당면 현안에 관한 전문가들의 제언도 잇따랐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저출생과 인구감소는 재원이 줄어들고 돈을 쓸 데는 많아진다는 의미"라며 건전재정에 방점을 찍은 반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저출생과 주거 문제에서 사회안전망 확충 등 국가의 적극적 개입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민전 국민의힘 당선인과 강선우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미국 대선과 22대 국회 : 길을 묻다'를 주제로 열린 뉴스1 미래포럼(NFF) 2024 세 번째 세선 '22대 국회에 바란다'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당선인은 "돈을 막 쓸 시기가 지나갔다"며 "국가 예산을 효율적으로 분배해서 미래에 빚을 넘기지 않아야 한다. 이제는 국회가 우선순위를 잘 잡아서 정책을 만들어야 할 때가 왔다"고 밝혔다.
김 당선인은 국제환경의 변화로 기업에 과도한 법인세를 요구하기 어려운 시기가 왔고 진보 진영에서 생각해 온 유럽 모델도 생산성이 매우 낮고 경제가 허약해져 가고 있는 시대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저출산과 인구감소로 재원이 줄어들면서 정부가 쓸 돈은 많아지는데 세금을 거둘 곳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며 "국가부채도 윤석열 정부 들어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세계적으로 (높은) 순위"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당선인은 "최저금리가 올라가면서 물가도 같이 올라가면서 이제 청구서가 돌아오고 있는 시점에 하필이면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이른바 3고(高)의 시대가 도래했다"며 "이제는 정말 국회가 우선순위를 잘 잡아서 정책을 만들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 당선인은 극복 방안으로 △재정준칙 도입을 통한 국가부채 관리 △총 예산 정책 설정 후 개별사업 심사 구조로의 국회 예산심사 변경 △의무지출법안의 무분별한 제정 확대 금지 등을 제안했다.
국회의원의 도덕성 강화 필요성도 언급했다. 김 당선인은 "이렇게 어려운 시대일수록 국회가 도둑놈이라는 이야기를 안 들어야 한다"면서 "도덕적인 의원들이 알뜰살뜰 살아보자고 하면 설득력이 있었지만 (지금은) 전혀 설득력이 없고 관리가 불가능해지는 상태로 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최소한 면책특권, 불체포특권은 내려놔야 하는 시점이 온 것이 아니냐"고 했다.
그는 "적어도 유죄 판결을 받으면 그동안 받았던 세비는 다 토해내도록 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되는 것 아니겠느냐"며 "'국회의원들도 깨끗하게 하고 어려운 결정을 위해 고민한다. 우리가 과거처럼 돈을 쓸 수는 없다'라고 이야기하는 국회가 돼야 하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강 의원은 '대한민국은 멸종위기 국가'라며 저출생 문제 심각성에 대해서는 김 당선인과 의견을 같이했지만, 그 해법으로는 국가 거버넌스 개편을 통한 노동·교육·주거·보육 문제 해결을 제시했다. 건전재정을 주장하는 여권과 반대로 확대재정을 통한 사회안정망 확충이 근본 해결책이란 시각이다.
강 의원은 "대한민국 출산율이 0.7이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대한민국 인구 200명이 한 세대만 지나면 25명이 된다는 것"이라며 "멸종위기 대한민국에서 초극도로 경쟁하는 이 국가에서 우리 인간은 모두가 생존본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들에게는 '내가 결혼하고 출산해도 이 생존게임에서 밀리지 않을 수 있겠구나라는 바람과 희망, 믿음을 확신으로 만들어줄 수 있는 국가의 정책과 법과 예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괜찮은 노동시장에 진입하려면 아이 때부터 어마어마한 자본이 투자돼야 한다. 가난한 청년들은 이미 여기에서 탈락한다"며 "초극도로 경쟁하는 이 국가에서 결혼하고 출산한다는 선택은 생존 전략에서 밀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가난한 아이로 자라면 가난한 청년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다. 내가 힘들 때 옆을 돌아보면 국가가 있어야 하는데 없다"며 "요람에서 무덤까지 생애주기별로 국가가 (대책을) 짜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200명에서 12명으로, 두 세대가 지나면 0명으로 국가가 없어진다. 우리가 지금 그 백척간두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출산 대책에 대해 "국가 거버넌스를 개편하면 노동·교육·주거·보육 문제가 해결될 수 있겠지만, 그런다고 청년 세대가 아이를 낳겠느냐"라며 "이들의 심리적 욕구를 인문학적으로 연구하고 그 토대 위에서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청년들에게는 '내가 결혼·출산을 해도 이 생존게임에서 밀리지 않을 수 있겠구나'하는 바람과 희망, 믿음을 확신으로 만들어 줄 수 있는 법과 예산이 필요하다"며 "패러다임을 바꾸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끝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강 의원은 청년들이 고통받고 있는 주거 문제와 전세사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한 전세사기 피해자는 자신이 쓴 책에서 '내가 잃은 건 전세보증금이 아니라 내 삶이었다'고 한다"며 "전세사기를 요약하는 한 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피해자들이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되돌려야 한다"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전세보증금 관련 채권을 책임지게 하고 피해 유형에 따라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며 "전세사기를 사회 재난의 형태로 간주하고 선보상 방식이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강 의원은 "경제에 도움이 된다면 규제를 완화하는 건 필수불가결하지만 잊지 말아야 하는 원칙이 있다"며 "인권과 안전, 생명에 관한 문제에선 일자리를 늘리든 경제를 살리든 이 규제와 관련된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22대 국회에선 정쟁에 매몰되지 않고 저출생, 연금개혁 등 당면한 현안에 관해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제언도 나왔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갈수록 (국회가) 나빠졌다고 평가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한국 사회의 난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국회가 국가의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에게 인기 없는 정책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연금개혁과 관련 "결국엔 젊은층이 더 내고 덜 받아야 유지되는데, 더 내고 더 받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더 내고 덜 받는 안은 인기가 없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연금의) 지속성을 생각하면 인기가 없는 정책도 해야 하지않나"라고 반문했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중대재해처벌법을 꼽았다. 그는 "21대 국회에서 가장 잘못한 건 중대재해처벌법을 만들었다는 것"이라며 "안전을 위해서 중요한 부분도 있겠지만 (사고의) 원인과 상관없이 무조건 대표자를 1년 이상 징역형에 처한다고 하면 누가 사업하겠냐는 우려도 굉장히 많다"고 했다.
이어 "또 하나의 문제는 어떤 부분을 지키면 사업자가 책임지지 않는다는 내용이 있어야 하는데 전혀 없다. 평등의 원칙 위배가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 시행 1년차 지났기 때문에 현장에서 벌어지는 문제점 등은 22대 국회에서 충분히 보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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