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윤' 빠진 '친윤' 3파전…'초선·지역' 표심 승패 좌우

이종배·추경호·송석준 후보…친윤이면서 계파색 약하다 평가
새 원내대표, 채상병 특검법 전략·22대 원구성 등 과제 산적

국민의힘 원내대표 후보인 이종배(왼쪽부터), 추경호, 송석준 의원 2024.5.6/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경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초선·영남·친윤(친윤석열) 세가지 키워드가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8일 여권에 따르면 이번 경선에서는 4선 이종배(충북 충주), 3선 추경호(대구 달성)·송석준(경기 이천) 등 3명이 경쟁한다. 후보가 없어 경선이 한차례 연기된 이후 이들이 출마를 선언하면서 경선은 3파전으로 치러진다.

경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우선 초선 의원들의 표심을 잡아야 한다. 108명의 국민의힘 당선인 중 초선 의원은 모두 44명이다. 초선 의원은 통상 개혁성향이 많은 것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기존 의원들과 접점이 적어 이들의 표심은 끝까지 알 수 없다는 평가다.

경선 연기의 공식 이유인 후보들의 정견을 듣겠다는 요구 역시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나왔다. 개인적 인연을 넘어 당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비전을 가진 후보들에게 표를 던지겠다는 게 초선 의원들의 분위기다.

한 초선 당선인은 "당이 위기다. 원내대표에게 주어진 과제도 무겁다"며 "비전을 확인한 후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남지역 표심도 관심사다. 지역구 의원 중 영남지역 인사는 59명으로 전체 의원의 절반이 넘는다. 여기에 비례대표까지 포함하면 영남 연고자들은 이보다 많다. 중진급 인사가 많고, 영남이란 지역 현안을 함께 해결하면서 쌓인 친분이 표심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영남당'에 대한 우려는 변수로 꼽힌다. 총선 패배 이후 영남중심 지도부 구성에 대한 당내 우려는 커지고 있다.

친윤계 표심도 주목된다.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당 주류를 형성한 친윤계는 지난 전당대회에서 김기현 의원을, 원내대표 경선에서 권성동 의원을 각각 당선시키며 힘을 과시했다.

이번 경선을 앞두고 찐윤 이철규 의원 출마설과 함께 친윤 표심이 이 의원으로 결집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 의원이 불출마하면서 친윤계 표심도 갈라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친윤계로 분류되는 배현진 의원이 이 의원 원내대표 출마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친윤계 분화 움직임을 보였다.

이같은 변수는 출마 의원들의 지역과 성향과도 연계되고 있다. 세 의원은 모두 친윤계로 분류된다. 이 의원은 대선 캠프 정책총괄본부장을, 추 의원은 윤석열정부 초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송 의원은 대선 캠프 기획본부장 겸 부동산정책본부장을 각각 지냈다.

다만, 세 사람 모두 친윤 색채는 강하지 않아 계파 성향에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다.

세 의원의 지역별 차이는 드러난다. 이 의원은 충청, 송 의원은 수도권 출신이지만, 추 의원은 영남 출신이다. 이에 '영남당'에 대한 당내 시선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추 의원이 기재부 장관 등 관료 출신이라는 점에서 지역색이 강하지 않다는 시선도 있다.

원내대표 경선은 향후 진행될 전당대회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영남출신 원내대표가 나오면 당권 경쟁에서 비영남권, 수도권 인사가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비영남권 원내대표가 나올 경우 영남지역에서 당권 잡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어떤 후보가 당선되든 그 앞에 놓인 과제는 산적한 상황이다. 새 원내대표는 경선 결과 발표와 함께 1년간의 임기를 시작한다.

21대 국회 마무리와 22대 국회 시작을 책임지는 중책을 맡는 것으로 28일로 예상되는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단독 처리한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 등에 대한 여당의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운영위원장을 차지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에서 22대 국회 원구성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