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국힘, 용산 눈치 보며 독자성 상실…당정관계 바꿔야"
"투표율 높을수록 보수정당 지지율 낮은 추세…국힘 만년 2등 될수도"
당내에선 "벌 받을 분이 상받을려고 하나" 찐윤 이철규 원내대표 도전 비판도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민의힘 총선 패배 원인을 분석하는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이 용산 눈치보기로 당의 독자성·자율성이 상실된 것을 총선 참배 원인으로 분석하며 수직적 당정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29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무엇을 혁신해야 하나’ 세미나에서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거 이후 국민의힘이 추진해야 될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당의 중심이 살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정당으로서 정치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나 용산의 눈치만 보고 거기에 따라가고 의중만 살폈다"며 "독자성, 자율성, 책임성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지난 2년 동안의 특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2대 국회에서 이런 일이 반복되거나 유지된다면 국민들이 이번 선거를 통해 표출한 의미가 전혀 수렴되지 않는 것"이라며 "정당 정치를 복원하고 정당으로서 역할, 책임성을 강화하고 수직(적 당정)구조를 바꿔나가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의힘이 정당으로서 자생력을 키우고 실력을 갖출 것인가 논의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대통령 탓만 하다보면 자생력을 키우는 것이 요원해진다"고 했다.
서 교수는 구체적으로 "채상병 특검을 처리하는 것이 국민의힘에 바람직하다"며 "채상병 사명에 관련된 여러 의혹에 대해 보수 유권자도 불안, 불만을 가진 정서가 강하다"고 했다. 또한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이 당내 정책 계파를 중심으로 체질 개선을 이뤘다며 "정책 계파를 만들어 당내에서 치열하게 논쟁하고, 의원 개개인이 전문 영역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투표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보수정당 지지율이 낮게 나오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국민의힘이 만년 2등 정당이 될 수 있다. 보수정당의 새로운 지지자를 어디서 어떻게, 어떤 의제로 찾을 것인지 고민해야 할 때"라고 했다.
이날 당 인사들은 원내대표와 전당대회에 대한 의견도 제시했다. 세미나를 주최한 윤 의원은 "어떻게 벌을 받을 분이 상을 받는 위치에 나갈 생각을 하느냐. 지금은 자숙해야 할 때"라며 원내대표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찐윤 이철규 의원을 겨냥했다.
서울 광진을에서 낙선한 오신환 전 의원 역시 "총선에서 참패하고 그 책임을 져야하는 사람들이 또다시 전면에 나서서 원내대표와 당 지도부를 구성한다는 것은 민의를 거스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 전 의원은 또한 당원 100% 전대룰 변경도 주장하며 "당원 100%를 반영한 김기현 지도부가 실패했고 그것이 이어져 총선에서 참패했다"고 말했다.
강동을에서 낙선하고 당내 3040대 수도권 정치인들이 모여 결성한 '첫목회'의 간사를 맡고 있는 이재영 전 후보는 "5(당원)대 5(일반 여론조사)가 돼야 민심의 회초리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를 찾을 수 있고, 그 구조를 통해 당선되는 지도부만이 목소리를 내고 당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동력이 생긴다"며 전대룰 변경을 주장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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