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 그후] '준강남' 부동산이 이끈 변화…'스윙보터→보수화'된 이 곳

보수·진보 번갈아 당선되던 중구·성동구을…부동산에 민감
옥수동 중심 부동산 기대감…'종부세 완화' 파격 공약도

편집자주 ...어느 때 보다 치열했던 제22대 총선. 최대 승부처는 수도권이었다. 이중에서도 당락을 가른 표 차이가 5%포인트(p) 미만인 선거구가 20곳에 달한다. 이념, 계층, 세대, 지역으로 갈라진 우리나라 정치지형을 낱낱이 보여주는 곳들이다. 5%p의 차이를 극복하고 당선한 후보들은 누구며, 승패의 결정적 요인은 무엇이었는지 차례로 분석한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서울 중·성동을에선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이혜훈 국민의힘 후보를 2.28%포인트(p) 차이로 꺾고 재선에 성공했다.

윤석열 정권 심판론이 강하게 불었지만 재개발이나 재건축 같은 부동산 시장 상황에 민감한 지역적 특성이 반영되면서 박 후보가 어려운 승리를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4·10 총선에서 박성준 당선인은 총 6만1728표(50.81%)를 득표, 5만8961표(48.53%)를 얻은 이 후보를 제치고 원내 재입성에 성공했다.

중·성동을은 중구 전역과 성동구 일부(금호동·옥수동)가 해당되는데 정치적 성향을 특정하기 어려운 스윙보터 지역으로 분류된다. 서울 지역구 내 경합지역으로 분류되는 한강 벨트에 속하기도 한다.

역대 총선을 살펴보면 해당 지역은 진보와 보수의 손을 번갈아 들어준 것으로 평가된다. 지역구가 신설된 20대 총선에선 지상욱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고, 21대 총선에선 박성준 민주당 후보가 원내 입성에 성공했다.

19대 총선 이전까지를 살펴보면 중구 지역구의 경우 13대 총선부터 민주당계 정당이 4번, 국민의힘 계열 정당이 3번 의석을 차지했다. 정확한 비교는 어렵지만 금호·옥수동이 포함됐던 성동갑에선 17~19대 총선 동안 민주 계열 정당이 2번, 보수 계열 정당이 1번 당선됐다.

지역구의 스윙보터적 성격에 더해 주민들이 재개발·재건축 등 부동산 시장 상황에 높은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하면서 해당 지역구 민심을 더욱 가늠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윤석열 정부 심판론이 거세게 불었던 이번 총선에서 중·성동을이 개표 이후 새벽까지 승패를 가늠하기 어려웠던 배경에는 부동산 민심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두 후보는 모두 이번 총선에서 부동산 민심 공략에 나서기도 했다. 이 후보는 '남산 고도제한 완화'를 통한 재건축·재개발 사업성 확보를 내걸었으며 박 후보는 이에 맞서 '1가구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종부세) 폐지' 공약을 내놨다. 소속 당의 당론을 감안하면 파격 공약인 셈이다.

특히 서울 강남과 가장 인접해 준강남으로 평가받는 옥수동을 중심으로 그 인근 지역에서 국민의힘이 우위를 점했다는 평가다. 지역구내 동별로 선거인 수가 가장 많은 옥수동에선 박 후보는 5761표를 얻는 데 그쳤으나 이 후보는 7916표를 획득했다.

박 당선인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옥수동은 사실상 강남에 버금가는 수준이라 민주당에 굉장히 어려운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약수동, 다산동, 청구동, 동화동은 성동구와 맞닿은 부분인데 재개발되면서 표심이 움직이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약수동(193표차)과 동화동(2표차)은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근소하게 앞서기도 했다.

박 당선인 관계자는 22대 국회 의정활동에 대해 재개발·재건축 사업 활성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역구에서) 재개발이 안 되는 이유는 정책적인 면 보다는 사업성이 떨어지는 부분 때문이다. 높게 못 짓기 때문"이라며 "(서울시 등과) 정무적으로 풀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한 "초등학교에 비해 상급 학교가 모자란 부분들이 있다"며 교육부 등과의 협의를 통해 해당 문제도 우선적으로 풀어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서울 중·성동을 후보가 10일 서울 중구 신당동에 마련된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4.4.1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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