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특검법' 5월국회 강행…국힘 낙선 의원 이탈표 관건
尹대통령 거부권 행사 가능성 높아…재표결시 197명 필요
범야권 181명·범여권 115명…與 16명 이탈시 본회의 통과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회 과반 의석을 갖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5월 임시국회 소집요청서를 국회에 제출하면서 채상병 특검법, 이태원참사특별법과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 등 쟁점 법안 처리에 시동을 걸었다.
여권은 비상이 걸렸다. 이들 법안을 막을 유일한 방법은 대통령 거부권 행사와 재의결을 통한 부결이다. 다만, 당내 일부 인사들이 채상병 특검에 동의하고 있고, 22대 총선 낙선자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몰라 이탈표 관리가 주요 과제로 떠오른 모습이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날 5월 임시국회 소집요청서를 제출했다. 소집 요구 기간은 이달 30일부터 5월29일까지 30일간이며, 본회의는 5월2일과 28일 두 차례 열도록 했다.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에 "본회의 개의 일정은 여야 교섭단체 대표와 사전에 충실히 협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의회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폭거"라고 반발했다.
여야는 오는 29일 5월 임시국회 일정과 안건을 두고 협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지만, 국회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임시국회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인 만큼 국회가 열릴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5월 처리 법안으로 △채상병 특검법 △이태원참사 특별법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을 꼽았다. 국민의힘은 이들 법안에 반대하고 있지만, 민주당이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본회의 통과가 확정적이다.
여당이 이들 법안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과 재의결을 통한 부결이다. 정부 역시 이들 법안에 부정적 기류가 강한 만큼 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 거부권 행사에 따라 국회로 돌아온 법안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재의결이 있어야 통과할 수 있다. 현재 21대 국회의원은 296명으로 민주당(민주당·민주연합) 156명, 녹색정의당 6명, 새로운미래 5명, 진보당 1명, 조국혁신당 1명, 개혁신당 4명, 민주당 탈당 8명 등 181명이 범야권 세력으로 분류된다.
범여권은 국민의힘(국힘·국민의미래) 113명, 자유통일당 1명, 국민의힘 탈당 무소속 1명 등 115명이다. 법안의 재의결을 위해선 197명이 필요한데, 현재 범여권과 범야권의 의석수를 고려할 때 거부권이 행사될 경우 법안은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 경우 이번 총선에서 낙선한 여권 인사들의 표심이 변수로 꼽힌다. 불출마·낙천·낙선 등으로 21대를 끝으로 국회를 떠나는 여당 의원은 55명에 이른다. 이들이 당론과 무관하게 소신투표에 나설 수도 있다. 이상민·안철수 의원 등은 공개적으로 채상병 특검에 찬성 입장을 밝히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22일 당선자총회 비공개회의에서 검사 출신인 유상범 의원이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사건 경위와 법안의 부당성 등을 설명하며 이탈표를 대비한 단일대오 구축에 돌입했다.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는 전날 민주당의 임시국회 소집요청서 제출을 비판하며 쟁점 법안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오는 29일 진행될 영수회담도 변수로 꼽힌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쟁점 현안에 대한 합의점을 찾을 경우 여당 역시 회담 결과를 존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영수회담을 통해 방향성이 정해지면 국회가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뜻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협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영수회담 한 번에 방향이 정해지긴 어려울 것"이라며 "이번 21대 국회에서는 어렵고 22대 국회 초반엔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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