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명' 박찬대 원내대표 단독 출마…'이재명 일극체제' 초읽기
박찬대 출사표에 하마평 중진·지도부 모두 불출마…사실상 당선
연임 가능성 이재명 장악력 더욱 커지며 대권가도 청신호 전망
- 구진욱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26일 당 원내대표 경선 후보로 박찬대 의원이 단독 입후보했다고 밝혔다. 후보군으로 거론된 3선의 서영교, 김민석, 한병도 의원 등이 연달아 출마를 포기하면서 박 의원은 민주당 역사상 전례가 없는 원내대표 단독 입후보자가 됐다.
민주당은 찬반 투표를 거쳐 박 의원의 원내대표 당선 여부를 결정하지만, 이른바 찐명(찐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박 의원의 당선에는 이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박 의원은 이날 22대 국회 1기 원내대표 선거 후보자로 최종 등록했다. 선관위는 전날(25일)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후보자 등록을 받았는데, 박 의원 외 다른 후보는 등록하지 않았다. 후보군이던 서영교, 김민석, 한병도, 박주민 의원 등은 모두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 후보가 단독 출마함에 따라 기호 추첨과 후보자 합동토론회는 모두 실시되지 않으며, 오는 5월3일 오전 당선자 총회에서 선거가 진행된다.
앞서 선관위는 원내대표 후보 단독 출마 시 결선투표제의 취지를 살려 찬반투표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박 의원이 과반 득표를 받아야 원내대표로 선출된다.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단독 출마는 역사상 전례가 없다. 열린우리당 시절인 2005년 정세균 의원이 원내대표 선거에 단독 입후보해 만장일치로 추대된 사례는 있다. 그렇기에, 이번 박 의원의 단독 입후보 추대 배경에는 이재명 대표의 '명심'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박 의원은 이 대표의 체제에서 최고위원을 지냈으며, 지도부 내에서도 '찐명'계로 분류돼 이 대표의 측근으로 평가받아 왔다. 이런 박 의원이 지난 21일 원내대표 출사표를 던지자 하마평에 올랐던 민주당 내 중진들과 지도부 의원들이 줄줄이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박 의원 출마 선언 다음 날인 지난 22일에는 김성환·서영교 최고위원과 김병기 의원이 불출마 의사를 밝혔으며, 23일에는 3선의 김민석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병도 의원 역시 "당내 분위기를 살펴본바 직접 결정하게 됐다"며 불출마를 선언하고, 이어 마지막으로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도 전날까지 고심하다 최종 불출마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 대표는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자신의 유튜브 채널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박 최고위원을 불렀고 "어려운 지역에서 고생했다", "모범적인 주인(국민) 잘 모시는 우리 후보"라고 치켜세운 바 있다.
더불어민주연합과의 합당으로 당선인 171명의 찬반 투표를 통해 박 의원의 원내대표 당선 여부가 최종 결정되지만, 이변이 없는 한 박 의원의 22대 국회 1기 원내대표 당선은 사실상 확정적이다. 이에 따라 이 대표와의 '투톱 체제'가 구축되면서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커져가는 당내 영향력을 견제할 수 없을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표를 많이 받을 수 있는 원내대표 후보들도 정리되는 사례는 이제껏 없었다"며 "이런 상황에 대한 불만이 있지만 반대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에서도 이 대표가 연임하거나 친명 핵심 중진이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의 원내대표 당선으로 친명 핵심 투톱 지도부가 구성된다면, 이 대표의 대권 가도에는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kjwowe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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