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낙선자들, 재야 세력화 움직임…당 향해 연일 '경고' 신호

5월 지역구 낙선자들 모여 광주행…3040 '첫목회' 출범
"혁신형 비대위·전당대회 룰 변경" 요구에 수용 여부 주목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외조직위원장 간담회에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수도권 낙선자들을 비롯한 원외조직위원장이 윤재옥 대표 권한대행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4.4.19/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국민의힘 총선 낙선자들이 원외 세력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총선 참패 결과에도 '영남당' '친윤당' 꼬리표를 떼지 못하는 국민의힘 내부 기류에 실망한 당원들 사이에 쇄신 요구가 분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국민의힘 원외지역위원장 모임에 따르면 모임 구성원 약 50명은 다음 달 17~18일 광주에서 워크숍을 열어 국민의힘 혁신 방향을 논의한다. 5.18 기념식에도 단체로 참석할 예정이다. 영남권 위주 의원으로 구성된 지역 색채를 벗고 쇄신 의지를 나타내기 위한 취지다.

원외지역위원장 모임은 22대 총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국민의힘 원외 조직위원장들이 주축이 돼 결성됐다. 지난 19일 총선 직후 국회에서 열린 원외당협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 결성한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낙선 지역 164곳 후보 가운데 약 160명이 모인 것으로 전해진다.

TF에는 손범규·김선동·김종혁·김혜란·김희택·박경호·양정무·오신환·이준배·장영하·전주혜·하종대·하헌식·한길룡 지역위원장이 참여했다

모임에 참여 중인 원외지역위원장들은 각 지역 운영위원회를 통해 당협위원장으로 추대받은 후 당협위원장 협의체를 출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당협위원장은 지역별 당 조직을 관리하는 역할로 오는 6~7월 치를 것으로 전망되는 전당대회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원외 세력화 움직임이 나타나는 이유는 총선 참패에도 당내 쇄신이 더디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당장 오는 2026년 지방선거와 차기 대선까지 적신호가 켜지면서 당 외부에선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정작 당 혁신에 앞장서야 할 당선인들의 의지가 부족해 보인다는 판단에서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국민의힘 후보들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원외조직위원장 간담회에서 결의문을 채택한 뒤 허리 숙여 사죄 인사를 하고 있다. 2024.4.19/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실제 낙선자들은 총선 직후 당의 적극적 변화를 요구하며 당에 '혁신형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주문했다. 그러나 총선 당선자들은 당 안정화를 위해 차기 당대표 선출용인 임시 성격의 '관리형 비대위'를 꾸리기로 뜻을 모았다. 낙선자 모임은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과도 만나 "혁신을 하실 만한 분을 차기 비대위원장으로 모셔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낙선자 사이에선 '친윤당' 낙인이 찍힌 당 운영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도 쏟아지고 있다. 앞서 지난 22일 김종혁·오신환·손범규 원외 조직위원장 임시대변인은 윤 권한대행을 만나 당대표 선거 방식을 현 당원 100% 투표에서 국민 50%·당원 50%로 변경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기존 국민의힘 전당대회 룰은 당원투표 70%와 국민 여론조사 30%를 합산하는 방식이었다. 김기현 전 대표가 당선된 지난해 3·8 전당대회 직전 '당원투표 100%룰'로 개정하면서 '비윤' 나경원·안철수 당시 당 대표 후보를 견제하기 위한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의심을 받았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 험지인 수도권과 호남에 출마했던 3040세대 후보 모임 첫목회도 전당대회 룰 개정 요구에 힘을 보태기로 뜻을 모았다. 첫목회는 다음 달 2일 첫 모임을 갖고 정치개혁 방향을 논의한다.

첫목회 간사인 이재영 서울 강동을 당협위원장은 앞서 B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말 그대로 당심만 반영된 것이 아니라 특정 세력에 의해 힘이 작용한 것을 봤기 때문에 이를 상쇄하려면 일반 국민의 여론이 들어와야 한다"며 "이번에 그것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가 선거에서 졌다"고 말했다.

첫목회 구성원은 △류제화(세종갑) △김재섭(도봉갑) △이재영(강동을) △이상규(성북을) △한정민(화성을) △박상수(서구갑) △이승환(중랑을) △전상범(강북갑) △박은식(동남을) △서정현(안산을) △박진웅(강북을) △이종철(성북갑) △정우성(평택을) △김효은(오산)을 포함해 모두 14명이다. 김재섭 당선인을 제외하고 모두 이번 총선에서 낙선했다.

b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