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여러 개의 특검 가동되는 초유의 사태 맞게 될 것"(종합)

"尹, 범죄자 지칭 이재명 만나는 게 진심일 수 있겠나"
대권 도전 여부에 "공부할 게 많아…아직 결심 안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SFCC)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4.25/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한상희 이비슬 기자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25일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첫 영수 회담과 관련, "얼마 전까지 범죄자로 지칭하던 이재명 대표를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이 진심일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또 그는 "제게 만약 그런 역할이 주어진다면 공부해야할 게 많다는 걸 느낀다"며 차기 대권 도전 가능성을 열어두는 듯한 발언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SFCC)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평생 누군가를 수사하고 처단하던 검사가 민심의 쓴맛을 보고 원하지 않던 협치를 강제로 당한 상황에서 그 협치의 시도가 성공적일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어렵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간담회는 약 1시간 45분 동안 진행됐으며 AFP통신, 블룸버그 통신, 영국 텔레그래프, 러시아 관영통신 스푸트니크, 대만 공영방송 TVBS, 일본 공영방송 NHK, 아사히·요미우리 신문 등 각국에서 약 30명의 외신 기자들이 참석했다.

이 대표는 "정치적으로 죽이려고 했던 이준석과 조국이 국회의원으로 자신을 지적하는 현실이 믿기기나 하겠나"고 반문했다. "20%대로 떨어진 윤석열 정부의 지지율은 사실상 정상적인 국정운영이 어려운 수준을 의미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지금까지 일방주의로 일관한 대통령을 옹호해온 여당도 대안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헤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여러 잘못에 동조해온 '윤핵관'이라는 조력자들이 아직도 자신들이 당을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상황에서 무슨 변화가 있겠나"고 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과 여당은 지난 2년 동안 누적된 실정의 대가를 차례로 치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아마 우리는 여러 개의 특검이 가동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될 것"이라며 "작년 여름 해병대 채수근 상병의 순직 사건에 대해서 대통령은 은폐를 기획했고 그 과정에서 검사 윤석열 시절 국민이 가장 사랑했던 '성역 없는 수사'의 가치를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미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남용으로 특검이 다수 가동되는 것에 대한 국민의 저항 심리는 크지 않다"며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을 수사하며 세운 기준들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그대로 적용된다면 문제 될 일들이 이미 참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지는 외신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도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2022년 정권교체 이후 윤 대통령이 독주하기 위해 국민의힘에 많은 정치인들을 박해했던 것은, 일부 평론가 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자기가 앉은 의자 발을 자른 것과 같은 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기가 앉은 의자 다리를 자르는 게 멍청한 행동인 건 누구나 아는 것이고 저는 대통령 주변에 현재 상황을 진단해서 알려주지 않는 참모들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통령 탄핵 가능성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는 과정에서 특검팀의 수사팀장이었던 점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본인이 했던 방식으로 수사를, 만일 자신 측근들에게 한다면 결국 몇 사람 남기지 않고 자신에게 불리적 증언을 할 수 있다는 걸 알 것"이라며 "그렇기에 더더욱 본인과 연관 있는 정치적 인사를 믿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역설적이게도 당에서는 소외감 느낄 수 있는 지점이라서 계속 피드백 효과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는 윤 대통령이 빨리 본인만 알고 있는 탄핵과정 트라우마 빨리 떨치기 바란다"고 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정책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비판했다. 우선 한미관계에 대해서는 "윤 대통령께서 미국 의회에 가셔서 영어로 연설하시고 영어 노래부르며 한미관계 진척시키려하는 모습을 많은 분들이 지켜봤다"며 "그 과정은 최대한 미국에게 긍정적인 환심을 사려는 모습으로 비춰졌기 때문에 좀 안타깝다"고 했다.

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윤석열 정부가 국내 정치적인 부담을 안고서도 한일 외교에 있어서 상당한 초기 진척을 보인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특히 일본과 관계 개선에 있어 상당한 역할을 한 정진석 의원이 대통령 비서실장에 임명되며 앞으로 추가 변화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세 나라 정상 지지율이 합쳐서 100이 안 되는 상황에서는 국내적 상황 때문에 외교적 성과를 내기 어렵다"며 "그 부분이 안타까운 상황으로 남아 있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차기 대권 도전 가능성을 열어두는 듯한 발언도 했다. 그는 2027년 대선에 도전하느냐는 질문에 "제게 만약 그런 역할이 주어진다면 공부해야할 게 많다는 걸 느낀다"며 "그래서 지금은 아직까지 결심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 이태원 참사 때 윤 대통령의 공감 능력에 상처받았다면서, "그런 걸 보며 대통령이 된다는 게 어떤 걸 의미하는지 생각을 많이 고쳐먹고 있다"고 했다. 이어 "공교롭게도 두 분의 최근 보수 대통령이 공감 능력이나 전반적 사회 분위기 파악에 부족해서 정권에 위기가 오는 걸 보며 저도 혹시 그런 게 부족한 게 아닌지 많이 되짚어보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