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거리두는 한동훈·몸풀기 나선 오세훈·지역활동 집중 원희룡

吳 낙선·당선자 회동, 韓 당분간 공부·성찰, 元 지역사무실 개소
전당대회 불출마 전망 속 서로 다른 길…남은 3년 주도권 경쟁 관건

왼쪽부터 오세훈 서울시장,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 ⓒ News1

(서울=뉴스1) 노선웅 기자 = 4·10 총선 참패로 빚어진 국민의힘 리더십 공백이 길어지면서 차기 당권주자와 원내대표 등 지도부뿐 아니라 대권주자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인다.

22일 여권에 따르면 다음 대선의 잠재적인 후보군으로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 등이 꼽힌다. 이들은 모두 이번 총선 과정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직·간접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총선 참패 이후 이들은 각기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19일을 시작으로 22일과 23일 4·10 총선 서울지역 낙선자와 당선자를 잇따라 만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둔 몸풀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오 시장은 지난 19일 동·북부 지역 낙선자들과 만찬 회동에서 낙선자들과 함께 가겠다고 위로하며 총선에서 발표된 공약은 최대한 지키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대선보다 서울시장 5선에 관심 있다고 한 적이 있는데 지금은 어떤가'라는 물음에 "반반이다"라며 "선출직은 국민의 부름에 늘 응해야 하지만 지금은 일에 깊이 빠져있다"고 답해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한 전 위원장은 참패 책임을 지고 사퇴한 이후에도 연일 정치권에 회자되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당장 윤석열 대통령의 오찬 초청을 건강상 이유로 거절한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특히 정치권 일각에선 이번 오찬 거절이 3번째 '윤·한 갈등'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되면서 한 전 위원장이 차별화 행보에 포석을 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다. 앞서 한 전 위원장은 비대위원장 시절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대응과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 이종섭 전 호주대사 사퇴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이견을 노출하면서 갈등을 빚은 바 있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20일 밤늦게 이례적으로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을 둘러싼 책임론에 대한 반박과 함께 정치 복귀를 시사하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정치인이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은 여러분 국민뿐"이라며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배신이 아니라 용기"라고 밝혔다. 이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제기한 '윤 대통령 배신' 비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또 "정교하고 박력 있는 리더십이 국민의 이해와 지지를 만날 때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며 "정교해지기 위해 시간을 가지고 공부하고 성찰하겠다"고도 밝혔다. 향후 정치 무대로 복귀할 것임을 시사하면서도 당장의 전당대회가 아닌 시간을 좀 더 두고 복귀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총선 최고 빅매치로 꼽힌 '명룡대전'에서 혈투 끝에 패한 원희룡 전 장관은 낙선 후에도 출마했던 지역인 인천 계양을에 머물며 활동하고 있다. 원 전 장관은 패배 직후 계속해서 지역을 돌며 낙선 인사를 이어갔다.

원 전 장관은 최근 대통령실 비서실장 하마평에 오르내리며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다만 그는 이와 별개로 조만간 계양에서 사무실을 열 것으로 알려져 당분간 지역 활동에 집중하며 재기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각기 다른 대권잠룡들의 행보에 후보군 간 주도권 경쟁은 점차 치열해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다음 대선까지 3년이라는 긴 시간이 남은 만큼 많은 변수가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차기 당권을 누가 잡을 것인지도 대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당장 지도체제 정비 이후에도 후보군과 경쟁 구도는 얼마든지 바뀔 가능성이 다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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