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PK 여권 핵심 지지층 '흔들'…尹대통령 지지율, 취임 후 최저치 23%

대선 승리 일등공신 핵심 지지층, 총선 참패 실망감에 지지율 급락
尹대통령, 영수회담 추진으로 '협치' 추진…지지층 복원 여부 주목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 당선인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4.1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한상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22대 총선 참패에 따른 대구·경북(TK), 부산·경남·울산(PK) 등 여권의 핵심 지지층 이탈이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갤럽의 지난 16~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상대로 한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의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23%를 기록했다.

직전 조사인 3월 26~28일 조사(34%) 대비 11%포인트(p) 하락했는데 동시에 부정 평가 역시 10%p 올라 역대 최고치인 68%로 조사됐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대폭 하락했다는 조사 결과는 이뿐이 아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 윤 대통령 국정 운영 긍정 평가는 27%로 직전 조사(4월 1~3일)보다 11%p 하락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10%p 이상 하락하는 과정에서 여권 핵심 지지층이 흔들리는 지표가 확인됐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TK 지역의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35%로 직전 조사(49%) 대비 14%p 하락했다. PK 지역 역시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는 34%에서 28%로 6%p 떨어졌다.

보수층에서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65%에서 45%로, 국민의힘 지지층은 79%에서 59%로 각각 20%p씩 하락했다.

NBS 조사에서도 TK 지역에서의 긍정 평가는 4월 초 47%였지만 이번 조사에선 41%로, PK 지역은 48%에서 38%로 급락했다. 보수층 역시 이 기간 70%에서 57%로 급감했다.

TK와 PK 지역은 여권의 핵심 지지 기반이다. 윤 대통령이 대선에서 대구와 경북에서 확보한 득표율은 각각 75.14%, 72.76%에 달한다. 또한 부산 58.25%, 경남 58.24%, 울산 54.41%의 높은 득표율을 기반으로 대선에서 승리했다.

한국갤럽 조사 기준, 윤 대통령이 취임 직후 50%대의 지지율을 기록할 당시 TK와 PK에선 각각 68%, 65%의 지지율을 보이는 등 여권 핵심 지지층으로의 역할을 톡톡히 하기도 했다.

이 같은 여권의 핵심 지지층 이탈은 국민의힘의 총선 패배에 따른 동조 현상으로 보인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윤 대통령과 여당이 총선에서 제대로 대응을 못해 참패했다는 실망감으로 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박상병 평론가 역시 "총선 참패 후폭풍"이라며 "선거 이후 윤 대통령에 대해 냉소적인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권 핵심 지지층은) 자신들이 만든 정권이라고 생각하기에 총선 결과에 대한 충격과 실망이 드러난 것"이라고 했다.

게다가 총선 이후 대국민담화 혹은 기자회견 없이 국무회의 발언으로 입장 발표를 대신하면서 가중된 불통 이미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박 평론가는 "윤 대통령이 사과하는 태도를 볼 때 지지율이 빠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TK, PK 등에서 지지율이 빠진 것은 핵심 지지층에서도 이반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기에 보통 일이 아니다"라며 "윤석열 정권이 신임을 잃은 방증"이라고 말했다.

TK와 PK 등 여권의 핵심 지지층의 지지율 복원이 이뤄질지 여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렸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조금 있으면 해소가 될 것"이라고 했고 황 평론가는 "당분간 반등할 계기는 별로 없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윤석열 대통령이 조만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영수회담에 나서는 등 협치에 물꼬를 틀기 위한 행보에 나서면서 여권 핵심 지지층 복원에 성공할 것인지도 주목된다.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불통' 이미지가 꼽혔기에 야당과의 소통·협치 과정에서 지지율 반등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황 평론가는 "야당에 끌려다니는 것에 (여권 핵심 지지층에선) 자존심 상한다는 목소리들이 많이 나온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goodd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