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총리 카드' 의심하는 민주…이재명 "협치 빙자한 협공"

관건은 야권 수용 여부…총리 인준 부결시 역풍 불 가능성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까지 등판해 윤석열 대통령의 야당 인사 기용설을 평가절하했다. 야권 내 거센 반발을 두고 정치권에선 인사 공백의 책임을 야당에 지우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덕수 국무총리 후임 후보군에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한길 국민대통합위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4선 국회의원 출신인 박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냈다. 민주당 대표를 지낸 김 위원장은 야권의 전략통으로 불려왔다.

박 전 장관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협치가 긴요하다"며 수락 의사가 있음을 암시한 바 있다.

관건은 야권의 수용 여부다. 총리의 경우 국회 인준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야권은 윤 대통령이 야권 출신을 쓰더라도, 윤 대통령의 전격적인 기조 전환은 없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고 있다.

추미애 경기 하남갑 민주당 당선인은 이날 MBC 라디오를 통해 "경제와 민생에 대안을 내기 위해 만나자는 제안을 번번이 거절한 것은 대통령실"이라며 "협치를 거부하는 쪽에서 야당 인사를 빼가서 협치의 포장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한규 민주당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상대 진영 사람을 데려오면 그게 협치고, 상대진영에서도 동의하겠구나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며 "여야 관계가 지난 2년 동안 특이하게 진행돼서 그렇지, 원래 비공식적으로는 뒤에서 협의를 하고 의견을 구한다"고 했다.

야당에 인사 공백의 부담을 미루려고 '박영선 카드'를 띄웠을 가능성도 있다. 탕평 인사를 내건 대통령실이 야당 인사조차 인준조차 거부한다며 공을 넘겼다는 것이다. 만약 야당 출신 총리 인준이 부결되면, 민주당에 역풍이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은 다수 의석을 무기로 21대 국회 내 쟁점 법안인 채상병 특검법, 이태원참사 특별법 처리를 벼르고 있다. 지난해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폐기한 양곡관리법 대안도 이미 전날 단독으로 본회의에 부의했다.

22대 때도 민주당을 포함한 야권이 거대 의석을 차지한 만큼 정권 발목 잡기 프레임에 걸릴 가능성도 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협치를 빙자한 협공에 농락당할 만큼 민주당이 어리석지 않다"고 비판했다.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윤 대통령의 야권 인사 중용설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됐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