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양정철 기용설 '오락가락'…용산발 리스크에 여권 부글부글
박영선·양정철 기용설 두고 대통령실 메시지 엇갈려…'김건희 라인설'까지
대통령 사과 부실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대통령실 민심 모른다" 비판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거센 정권심판 바람 속 참패한 총선 후유증을 수습하기도 전에 대통령실의 인적쇄신 관련 메시지 혼선과 윤석열 대통령의 반쪽사과로 인한 용산발 리스크가 부각되자 여권이 술렁이고 있다.
18일 여권에 따르면 당에서는 최근 문재인 정부 인사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국무총리,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의 비서실장이 거론됐다. 이번 총선에서 세종갑에서 당선된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의 정무특임장관 기용설도 나왔다.
해당 보도 이후 여권은 발칵 뒤집혔다. 여야 협치를 위해 야당 인사를 기용하더라도 비서실장과 국무총리의 무게감을 고려할 때 두 자리 모두 야당 인사를 배치하는데 대한 적절하냐는 반발이 터져 나온 것이다.
친윤 핵심 4인방 중 한명인 권성동 의원은 해당 보도 직후 "당 정체성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인사는 내정은 물론이고 검토조차 해선 안 된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을 비롯해 당내 다른 인사들도 두 자리 모두 야권 인사를 내주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실은 관련 보도 직후 “인선은 검토된 바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으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대통령실 일부 관계자로부터 실제 검토가 있었다는 취지의 설명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면서 해당 논란은 재점화됐다.
특히 공식라인에서 알지 못하는 인물 하마평에 있었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적절성에 대한 논란은 메시지 관리 부실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졌다.
권 의원은 "대통령실에서 위 인사를 검토한 적이 없다는 공식 입장이 나왔다. 그러나 오늘과 같은 해프닝은 메시지 관리의 부실함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의원은 "매일매일 하마평이 오르락내리락하고 오전과 오후에도 엇갈린 인사평이 나오고 있는데 이는 메시지 관리의 실패"라고 지적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비례대표 당선인 등이 박영선·양정철 기용설 배경으로 '김건희 여사 라인'을 지목하는 등 메시지 혼선에 대한 설화도 조금씩 커지는 모습이다.
여권의 또 다른 인사는 "대통령실이 하나가 돼야 하는 시점에서 한쪽에서 다른 이야기를 흘리고, 다른 한쪽에서 이를 수습하는 모습"이라며 "지금은 메시지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할 때"라고 쓴소리했다.
이같은 불만은 앞선 윤 대통령의 총선 입장문에 대한 당내 비판에도 기름을 붓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이번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우리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는 모자랐다"고 했다.
이를 두고 야당과의 소통, 국정운영 기조 변화 등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없다는 여야의 비판이 나왔다.
이후 대통령실은 비공개 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총선 결과에 대해 "국민께 죄송하다"고 했다고 브리핑했지만, 공개발언에서 사과가 미흡해 의미가 퇴색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한 중진 의원은 "대통령이 아직 민심을 잘 파악하지 못하는 것 같다. 이 간극을 대통령실 참모와 당 지도부가 메워야 하는데 이 부분이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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