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는 혼란만 자초'…국힘, 조기전대 선택한 이유

'실무형' 비대위 결정, 7월쯤 조기 전대 전망…당 '안정' 방점
尹정부 출범 후 비대위만 4번째…'반성' 타이밍 놓친다 지적도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 당선자들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국민의힘·국민의미래 당선자총회에서 결의문 낭독을 하고 있다. 2024.4.16/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민의힘이 4·10총선 패배 이후 지도부 공백을 수습하기 위해 '실무형' 비상대책위원회를 거쳐 조기 전당대회를 개최하기로 사실상 결정했다. 안정된 지도부를 구성해 총선 패배 후유증을 수습하고 정부를 뒷받침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전대까지 약 3개월이나 남아 총선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를 놓칠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당권을 둘러싼 과잉 경쟁이 권력 투쟁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7일 여권에 따르면 당은 최근 중진 당선인 간담회, 당선자 총회 등을 거쳐 실무형 비대위와 조기 전대를 결정했다.

간담회와 총회를 이끈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전날 "당을 빠른 시간 안에 수습해 지도 체제가 빨리 출범할 수 있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며 "전당대회를 치르기 위한 실무형 비대위(를 꾸리기로) 생각하면 되겠다"고 말했다.

실무형 비대위는 조기 전대를 준비하는 비대위를 의미한다. 전대 준비위원회 구성 등을 의결하기 위해 비대위를 만들고 빠른 전대를 개최하겠다는 것이다.

전대는 7월쯤 개최될 것으로 예상된다. 5월10일을 전후로 선출된 새 원내대표가 비대위를 이끌며 전대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전대는 약 2달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윤재옥 원내대표가 전대까지 당을 이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윤 원내대표는 이에 대한 당내 의견을 조금 더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여권 일각에서는 '혁신형 비대위' 가능성도 제기됐다. 총선 패배라는 비상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혁신안을 마련할 비대위를 우선 출범해 패배를 수습하고 연말 쯤 전대를 치르는 방식이다.

하지만 당은 조기전대를 결정했다. 그 배경에는 '더 이상의 비대위는 안된다'는 여론이 자리하고 있다.

비대위는 6개월에서 1년간 선출이 아닌 임명직으로 구성되는 임시 지도체제다. 국민의힘은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이준석 전 대표 체제가 무너지며 생긴 주호영·정진석 비대위, 총선을 위해 꾸린 한동훈 비대위 등 세 번의 비대위를 거쳤다.

출범이 임박한 실무형 비대위를 포함하면 4번의 비대위를 지내야 하는 셈인데, 총선 패배 이후 당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더 이상의 비대위 체제는 안 된다는 게 여권 내 분위기다.

당권 경쟁을 통해 국민의힘의 쇄신 의지를 국민들에게 보이고, 일시적인 컨벤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도 조기 전대의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당내 일각에서는 실무형 비대위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새 원내대표 선출까지 3주, 전당대회까지 2달이란 시간이 걸리는데 자칫 총선 패배에 대한 평가는 물론 대국민 반성 시점을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과열경쟁으로 인해 권력투쟁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윤상현 의원은 "총선 결과에 대해 반성, 사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새 원내대표까지 3주, 전당대회까지 약 2달이란 시간을 그냥 흘러보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당내 또 다른 인사는 "당권 경쟁 과열로 국민들이 더 큰 실망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