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여소야대' 해법은 협치…김무성·박지원 때처럼?

21대 첫 원내대표 주호영·김태년…첫 인상 호감에도 극한 갈등
김무성·박지원 예상외 호평…'여소야대' 반복에 악순환 먹구름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국회도서관 개관 72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손뼉을 치고 있다. 2024.2.20/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노선웅 기자 = '거야 압승'으로 끝난 22대 총선에 야권은 벌써부터 그간 벼러온 특검과 숙원 법안 처리를 예고하며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개원을 앞두고 여야 협상 파트너가 될 각당의 원내사령탑 선출에 관심이 모인다.

총선 직후 첫 주말을 보낸 야권은 주말 내내 정부·여당을 향해 '채 상병 사망' 사건 관련 특검법 수용을 촉구하며 재차 정부·여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다음달 2일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 안건을 상정해 표결할 것이라 예고했고, 조국혁신당 또한 21대 국회 내 처리를 다시금 공언하며 여당의 동참을 촉구했다.

22대 국회 개원을 한 달여 앞두고 이같은 일촉즉발의 상황에 여당에선 당의 살림과 대여 협상을 주도할 차기 원내대표 선출에 관심이 모인다. 특히 지난 21대보다 더 커진 거야의 몸집에 역대급 '여소야대' 정국이 예고된 만큼 야당 원내대표와 궁합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현재 원내대표인 윤재옥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은 험지 출마로 고배를 마신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와 함께 당내 '온건파'로 꼽힌다. 이에 두 사람의 궁합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지만, 총선을 앞두고 '이재명 사법리스크'와 '이태원특별법', '채 상병 특검', '김건희 특검' 등 민감한 사안들이 산적해 끝없는 대치가 이어졌다.

21대 첫 개원 당시 180석의 '슈퍼여당'을 이끈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5선 중진이자 정파색이 옅은 주호영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와 합을 맞췄다.

두 사람은 첫 회동부터 서로를 띄우며 호감을 표했고 김 원내대표가 당시 주 원내대표의 부친상에도 다녀오며 각별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하지만 김 원내대표가 원 구성 단계에서부터 주요 상임위 배정을 압박하면서 갈등이 극에 달한 바 있다.

2010년 김무성 당시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처럼 의외의 '케미'를 자랑한 원내사령탑들도 있다. 이들은 각각 YS(김영삼), DJ(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으로부터 정치를 배운 '정치 고수'라는 기대를 받으며 첫 회동 후 일주일 만에 최대 화두였던 '스폰서 검사 특검'에 합의한 바 있다.

그러다가 연말쯤 당시 MB 정부가 사활을 건 '4대강 사업'의 예산 문제를 두고 여야 간 당리, 당론에 못 이겨 여당이 강행처리하면서 두 사람 관계에 흠집이 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박지원 당선인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여야의 모범적인 협치 시기로 2010년 김무성 원내대표 재임 당시를 꼽는 등 여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임기는 다음달 29일까지다. 그동안 3선~4선 이상의 중진급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되는 것이 관례였다. 후보군인 의원들이 출마를 선언하고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가 구성되면 의원들의 투표를 거쳐 결정해왔다.

국민의힘에선 현재 4선에 오른 김도읍·박대출·김상훈 의원을 비롯해 3선의 송석준·이양수·이철규·송언석·추경호 의원 등이 폭넓게 거론된다. 새 원내대표는 향후 당권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영남권 원내대표·수도권 당대표'로 보수층과 중도층을 포괄하는 연대체제를 구상할 수도 있다. 15일 4선 이상 중진 당선인 간담회와 16일 당선인 총회에서 이러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에선 3선 친명계 김병기·김성환·김영진·박찬대 의원과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은 강훈식·조승래·한병도 의원 등이 거론된다. 또 4선 김민석·남인순·한정애 의원도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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