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는 인생의 낭비다?"…과거 막말 '말말말' 총선 흔들었다

국힘 장예찬·도태우·조수연·박은식 막말에 공천 취소·낙선까지
민주, 김준혁 '이대생' 막말 '선거판 막판 변수'로…정봉주 공천 취소

(왼쪽부터)장예찬, 도태우, 정봉주, 김준혁 후보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4·10 총선은 여야 후보자들의 과거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상 막말이 두드러진 선거로 평가된다. 후보들의 과거 막말은 후보 개인의 공천 취소 등을 넘어 여야 선거판을 흔드는 변수가 됐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제22대 총선 국면에서 SNS 및 유튜브 상 막말이 논란이 된 후보들은 김준혁 민주당 후보(경기 수원정), 도태우 전 국민의힘 후보(대구 중남구), 장예찬 전 국민의힘 후보(부산 수영), 조수연 국민의힘 후보(대전 서갑), 정봉주 민주당 후보(서울 강북을), 박은식 국민의힘 후보(광주 동·남을) 등이다.

김준혁 후보는 이번 총선 국면에서 다수의 과거 막말이 드러나 여당의 주요 공세 대상이 됐다. 김 후보는 지난 2022년8월14일 유튜브 채널 '김용민TV'에 출연해 "(이화여대 초대 총장) 김활란이 미 군정 시기에 이화여대 학생들을 미 장교에게 성 상납시키고 그랬다"고 말한 게 드러나 구설에 올랐다. 국민의힘은 그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이후 김 후보는 2019년 2월 같은 채널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일제강점기에 정신대, 종군위안부를 상대로 섹스했었을 테고"라고 말했으며, 2017년엔 수원 화성을 여성의 가슴에 비유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가열됐다. 이외에도 퇴계 이황 선생을 두고 "성관계 방면의 지존"이라고 말하고, 윤석열 대통령을 연산군에 빗대며 '스와핑'(상대를 바꿔가며 하는 성관계)라는 표현을 쓴 것이 알려졌다.

결국 김 후보는 50.86%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당선됐지만, 그의 막말이 국민의힘이 마지막 선거운동에서 민주당을 공격할 빌미를 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용산발 리스크로 지지율 하락을 겪고 있던 국민의힘은 중도층 민심을 흔들기 위해 선거운동 기간 동안 김 후보에 대한 공세를 퍼부었다.

막말 논란으로 공천이 취소된 이들도 있다. 여당에선 장예찬·도태우 후보가, 야당에선 정봉주 후보가 공천이 취소됐다.

부산 수영에 국민의힘 공천을 받았던 장예찬 전 후보는 지난 2014년 자신의 SNS에 "매일 밤 난교를 즐기고, 예쁘장하게 생겼으면 남자든 여자든 가리지 않고 집적대는 사람이라도 맡은 직무에서 전문성과 책임성을 보이면 프로로서 존경받을 수 있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라고 적은 게 드러나 논란이 불거졌다.

이외에도 그가 지난 2012년부터 자신의 SNS에 "(서울시민의) 시민의식과 교양 수준으로 따지면 일본인의 발톱의 때만큼이라도 따라갈 수 있을까 싶다", "사무실 1층 동물병원 폭파시키고 싶다" "남자들 룸 두 번 갈 거 한 번만 가고 여자는 백 작작 사라"는 발언이 논란이 됐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3월16일 장 후보의 공천을 취소했고, 그는 18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장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9.18%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패했다.

도태우 전 후보는 5·18 민주화운동 북한 개입설이 논란이 됐고 대구 중·남 공천이 결국 취소됐다. 그는 지난 2019년 2월 자신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에서 "북한 개입 부분은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충실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의혹은 결코 공상적이거나 근거가 아주 희박한 것이 아니다"며 "5·18은 자유민주화적 요소가 있지만, 북한 개입 여부가 문제 된다는 것이 상식"이라고 주장했다.

공관위는 당초 도 후보의 공천을 박탈하지 않았지만 도 후보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되고, 당내 수도권 및 충청권 출마자들 중심으로 도 후보 공천을 취소해야 한단 목소리가 나오자 결국 공천을 취소했다.

도 후보도 장 후보와 마찬가지로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지만 15.85%의 득표율로 3위에 머물렀다.

정봉주 전 후보는 박용진 의원과의 서울 강북을 경선에서 승리했지만 '목발 경품'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공천이 취소됐다.

정 전 후보는 지난 2017년 유튜브에서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스키장 활용 방안을 놓고 "DMZ(비무장지대)에 멋진 거 있잖아요? 발목지뢰. DMZ에 들어가서 경품을 내는 거야. 발목 지뢰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 하나씩 주는 (거야)"라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이 말한 '발목 지뢰'는 2015년 8월 경기 파주시 DMX에서 장병 2명이 수색 작전 중 북한이 매설한 목함지뢰에 다리를 잃은 사건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하루 앞둔 9일 광주 동구 동산초등학교 앞 삼거리에서 박은식 국민의힘 광주 동구·남구을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4.4.9/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막말 논란에도 공천을 강행했으나 결국 낙선한 경우도 있다. 조수연 국민의힘 대전 서갑 후보는 2017년 SNS에 "(조선) 백성들은 진실로 대한제국의 망국을 슬퍼했을까. 봉건적 조선 지배를 받는 것보다는 일제 강점기에 더 살기 좋았을지 모른다", 2021년 SNS에 제주 4·3 관련 "당시 제주폭동을 일으킨 자들이 완전한 독립을 꿈꾸며 분단을 반대했는가! 아니면 김일성, 박헌영 지령을 받고 무장 폭동을 통해 사회주의 국가를 꿈꾸었는가"라고 적었다.

조 후보는 41.43%의 득표율로 1위인 장종태 민주당 후보에 11.4%p 뒤지며 낙선했다.

국민의힘 비대위원인 박은식 후보는 과거 자신의 SNS에 "전쟁 지면 집단 ㄱㄱ(강간)이 벌어지는데 페미니즘이 뭔 의미가 있는데?", "결혼과 출산의 주된 결정권자는 남자"라고 쓴 게 알려져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박 후보는 과거 백범 김구 선생을 "폭탄 던지신 분"이라고 한 것도 밝혀졌다.

광주 동·남을에 공천을 받은 박 후보는 8.62%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참패했다.

이번 총선뿐만 아니라 역대 총선에서 후보들의 SNS 글은 판세를 흔드는 변수가 됐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차명진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총선을 9일 앞두고 세월호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문란한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하면서 선거판을 흔들었다. 이는 보수층 결집을 약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미래통합당 참패에 큰 역할을 했단 평가를 받는다.

SNS 상의 과거 발언이 공천부터 전체 선거 판세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만큼 향후 치러질 선거들에서도 중요 변수로 작용할 거란 지적이 나온다.

sinjenny9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