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내달 30일 첫발…원구성 등 과제에 '지각 개원' 면할까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제22대 국회를 새롭게 이끌어갈 국회의원 당선인 300명은 다음 달 30일부터 4년간의 임기를 시작한다. 4·10 총선이 범야권의 압승으로 끝난 가운데 22대 국회가 제때 개원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4·10 총선 결과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민주연합은 총 175석을 얻으며 원내 제1당을 다시 차지하게 됐다. 여기에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3석 △새로운미래 1석 △진보당 1석까지 더하면 '반윤석열 전선'은 192석에 달한다.

반면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는 108석에 그쳤다. 개헌 저지선(101석)을 간신히 지켜냈지만 윤석열 정부는 대통령의 남은 임기 3년도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민주당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 이태원 참사 특별법, 채상병 특검법 등 윤 정부를 겨냥한 법안을 벼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전날 총선 출구 조사 결과를 확인한 후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예고했다.

22대 국회의 원(院)구성 협상 향방도 중요하다. 국회는 2년마다 새롭게 국회를 이끌어 갈 국회의장과 부의장 그리고 상임위원장 등을 구성하는 절차가 필요한데 여야의 신경전으로 매번 원구성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국회법상 첫 임시회 본회의는 임기 개시 후 7일 안에 열도록 규정돼 있지만 1994년 국회법 개정 이후 한 번도 지켜지지 않았다.

19대 후반기 국회는 정보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상설화 여부, 상임위별 법안소위 복수 개설 등의 이슈를 놓고 여야가 대치하다 법정기한을 25일 넘긴 끝에 타결됐다. 20대 후반기 국회에서도 여야는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갈등을 이어갔고 원구성에만 57일이 소요됐다. 21대 후반기 국회는 전반기 국회가 마무리된 지 54일 만에 원구성에 합의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22대 국회는 18개 상임위원장 중 주요 법안 처리는 물론 체계·자구 심사권이 있는 '법제사법위원장' 배분을 두고 갈등할 것으로 보인다. 법제사법위원회는 다른 상임위에서 검토한 법안을 본회의에 넘기기 전 심사하고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국회에서 국회의장은 제1당에 법제사법위원장은 제2당으로 나누던 관행은 21대 국회에서 깨졌다. 당시 민주당은 '일하는 국회'를 앞세워 법제사법위원장직도 가져가겠다고 강조했었다. 민주당은 21대 후반기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장을 국민의힘에 양보한 만큼 이번 22대 전반기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장직을 요구할 가능성도 크다.

22대 첫 국회의장에는 민주당 내 최다선 의원이 된 6선의 추미애(경기 하남갑) 당선인과 조정식 (경기 시흥을) 현역의원이 유력해 보인다. 선수가 같으면 나이 등을 고려해 전반기와 후반기 국회의장직을 수행하는 게 일반적인 것을 보면 1957년에 태어난 추 당선인이 1963년생인 조 의원보다 먼저 국회의장직을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

윤 대통령의 개원 연설 여부도 관건이다. 1987년 개헌 이후 치러진 국회 개원식에서 모두 현직 대통령이 연설했다. 13대 국회(1988년 5월30일)와 14대 국회(1992년 6월29일) 개원식에서는 노태우 전 대통령이 개원 연설을 했다. 15대 국회는 김영삼 전 대통령(1996년 7월8일), 16대 국회는 김대중 전 대통령(2000년 6월5일), 17대 국회는 노무현 전 대통령(2004년 6월7일)이 각각 연설했다.

18대 국회와 19대 국회는 이명박 전 대통령(각각 2008년 7월11일, 2012년 7월2일), 20대 국회는 박근혜 전 대통령(2016년 6월13일), 21대 국회는 문재인 전 대통령(2020년 7월16일)이 개원연설을 진행했다.

bc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