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심판론, 이곳에선 안 통했다…부동산 이슈에 발목

부동산에 민감한 '마·용·성' 일부서 국힘 승리
강남·분당도 고배…영등포을·양천갑 민주 신승

10일 서울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4.3.1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4·10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가운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선 윤석열 정권 심판론 못지않게 부동산 심판론의 영향력도 상당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서울 48개 지역구 가운데 민주당은 37석, 국민의힘은 11석을 각각 확보했다.

이는 민주당이 41석, 국민의힘 전신 미래통합당이 8석을 각각 차지한 지난 21대 총선과 비교했을 때 국민의힘은 3석 증가, 민주당은 4석 감소한 수치다. 21대 총선의 서울 전체 지역구 수는 49개다.

민주당은 동작을, 마포갑, 도봉갑 의석을 국민의힘에 내어줬다. 서울 내 최대 격전지로 부상했던 동작을은 류삼영 민주당 후보가 45.98% 득표에 그쳐 54.01%의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를 상대로 고배를 마셨고, 마포갑은 이지은 민주당 후보가 47.70%로 48.30%의 조정훈 국민의힘 후보에 패했다.

각각 준강남, 마·용·성으로 불리는 동작과 마포는 부동산 시장에 민감한 모습을 보이는 지역이다. 마찬가지로 마·용·성으로 묶이는 용산도 국민의힘이 차지했다. 권영세 후보가 51.77%의 득표율을 차지해 강태웅 민주당 후보(47.02%)에 앞섰다.

강남 3구 8개 지역구 중에선 7개 지역구를 국민의힘이, 1개 지역구(송파병)를 민주당이 차지했는데 이는 21대 총선과 비슷한 결과다. 민주당에선 특히 20대 때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지역구였던 강남을의 경우 탈환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나왔지만 박수민 국민의힘 후보가 58.57%로 강청희 민주당 후보(41.42%)를 비교적 여유 있게 따돌렸다.

서울 서남권에서 재건축 정책에 여론이 좌우되는 여의도와 목동이 각각 포함된 서울 영등포을과 양천갑은 민주당이 의석은 차지했지만 막판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울 만큼 박빙이었다. 특히 여의도의 경우 문재인 정부나 박원순 서울시정 당시 재건축 추진이 가로막혔다가 현 정부·시정이 들어서면서 재건축 논의가 활발해졌다.

영등포을은 김민석 민주당 후보가 50.18%, 박용찬 국민의힘 후보가 49.03%로 두 후보 간 표차는 1.15%p에 불과했다. 양천갑도 황희 민주당 후보가 49.78%의 득표율로 구자룡 국민의힘 후보(48.16%)에 신승을 거뒀다.

경기에선 '천당 아래 분당'으로 통하는 경기 성남 분당의 두 개 지역구를 모두 국민의힘이 차지했다. 분당갑은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가 53.27%로 46.72%의 이광재 민주당 후보를, 분당을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51.13%로 48.86%의 김병욱 민주당 후보를 각각 꺾었다.

특히 분당을의 김은혜 후보와 김병욱 후보는 선거 운동 과정에서 지역 내 재건축 추진이 더디다는 점을 두고 기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입주한 지 30년이 지난 재건축 기대감이 높지만 용적률 여유가 적어 사업 추진이 어려운 분당 신도시에선 '1기 신도시 특별법' 통과 등 부동산 정책에 관심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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