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압승 요인…거센 정권심판론·조국당 돌풍·한동훈 원톱 의존

국힘, 마지막까지 '이조 심판론' 띄웠지만 당정 갈등에 자멸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보고 있다. 2024.4.10/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22대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단독 과반 의석 확보에 성공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겨냥 거야 심판론, 이조 심판론을 내걸었지만 개헌선(200석)을 저지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개표율 98.57%를 기록 중인 이날 오전 4시42분 기준 지역구에서 민주당은 161석, 국민의힘은 90석을 획득했다. 비례대표는 국민의미래 14석, 더불어민주연합 9석, 조국혁신당 8석 순으로 현재까지 야권 의석은 178석에 달한다.

여당의 참패는 예상된 결과였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직후를 제외하고 줄곧 부정평가 50~60%대를 오갔다.

선거 막바지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논란,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발언, 이종섭 전 호주대사의 출국과 귀국, 의대 정원 확대 등 이른바 용산발 논란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러는 사이 정권심판론은 더욱 거세졌다. 아울러 때아닌 '대파' 논란에 민생 문제까지 불거지며 정부·여당을 옥죄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을 흔들던 공천 리스크, 후보들의 편법 대출, 막말 논란도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원희룡 후보와의 이른바 명룡대전에서 승리한 뒤 "저에 대한 선택은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이라며 "이에 대한 유권자의 선택은 민주당과 제가 민생을 책임지라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달라는, 지역 발전을 이뤄내 달라는 그런 책임을 부과하신 것"이라고 했다.

여권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임기 초 김건희 여사 명품백 논란 등에 다른 목소리를 내며 기대감을 키웠지만, 결국 한 위원장이 고개를 숙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한 위원장은 이번 총선 원톱 체제로 선거를 이끌었는데 결국 한계를 노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뿐 아니라 이해찬, 김부겸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물론 전임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힘을 실은 반면 한 위원장의 경우 안철수·원희룡·나경원 등 3명의 공동선대위원장이 선임됐지만 이들은 자신의 지역구 선거에 집중하느라 전국 단위 선거에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조국혁신당의 약진도 야권의 180석 이상 확보에 힘이 됐다. 조국혁신당은 지난달 3일 창당한 뒤 한 달 만에 10석 안팎을 확보하면서 독자 노선을 걷게 됐다.

조국혁신당은 '윤석열 정부 심판' 하나의 목표에만 올인, 선명성을 띄며 지지율을 두 자릿수로 끌어올렸고, 결국 전략이 먹혀들었다.

조 대표는 이날 출구조사에서 최대 14석까지 받을 것이란 결과에 대해 "국민이 승리했다. 국민께서 이번 총선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이라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고 했다.

ddakb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