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투표했다고?…'동명이인' 투표, 선관위 확인 '부실' (종합)

고양서 '신분증 도용' 신고…투표소 2곳인 한수중서 혼란 발생
선관위 "다른 투표소 가야될 동명이인으로 밝혀져…정상 처리"

제22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일인 10일 대전 서구 도마1동 도마e편한세상포레나 어린이도서관에 마련된 제2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2024.4.10/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서울·고양=뉴스1) 노선웅 강수련 박기호 양희문 기자 = 총선 본투표 당일인 10일 경기 고양시의 한 유권자가 자신의 선거인명부에 이미 서명이 돼 있는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한 일이 발생했다.

선관위 확인 결과 동명이인이 투표소를 착각해 다른 투표소를 방문했으나 투표사무원이 이름만 확인하고 주민번호 등 동일인 확인 절차를 소홀히 해 생긴 일로 파악됐다. 선관위에 부실 관리의 책임이 있다는 지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8시 20분쯤 고양시 일산서구에 사는 A 씨는 남편과 함께 한수중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 갔다.

이후 A 씨는 선거인명부에 서명하려는 순간, 자신의 서명 칸에 이미 서명이 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현장에 있던 투표사무원은 선거인명부에 A 씨와 같은 이름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했으나 없었다.

투표소 측은 "별 일 아니다. 사유를 쓰면 된다. 남는 칸에 서명하면 된다"며 투표용지를 A 씨에게 건넸다고 한다.

이 상황을 전해들은 A 씨 남편은 투표소 계단에서 투표사무원에게 "신분증 얼굴도 확인하지 않고 투표용지를 건넨 것 아니냐"며 따졌다.

투표소를 나온 A 씨는 "신분증이 도용당한 것 같다. 누군가 내 신분증을 이용해 투표한 것 같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A 씨는 "10년 전 운전면허증을 잃어버린 적 있다. 지금껏 투표하며 이런 일이 없었는데 황당하고 무섭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선거인명부 작성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아직 제대로 확인된 부분은 없다. 전체적으로 확인해야 할 사안이 많아 선관위와 함께 조사해봐야 알 것 같다"고 밝혔다.

선관위가 확인한 결과 선거인명부에서 A 씨의 서명 칸에 작성한 동명이인 B 씨가 투표소를 착각해 생긴 해프닝으로 밝혀졌다. A 씨와 B 씨는 같은 지역구에 사는 동명이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선관위 측은 투표소를 잘못 찾아 서명한 B 씨와 사건이 벌어진 투표소 및 원래 B 씨가 가야했던 투표소에도 연락해 상황을 설명한 뒤 두 사람의 표를 정상 처리했다고 밝혔다.

또 A 씨와 B 씨가 가야할 투표소 모두 같은 한수중에 있는 다른 투표소였다고 설명했다.

buen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