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안철수 나경원 추미애 이광재…승패에 달린 잠룡들의 운명

추미애 당선시 6선 고지 오르며 첫 여성 국회의장 가능성
원희룡 이광재 승리시 차기 대선주자로…나경원은 유력 당권주자로 부상

4·10 총선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YDP미래평생학습관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선거사무원이 기표용구를 들어보이고 있다. 2024.4.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4·10 총선에서 인천 계양을과 경기 성남 분당갑, 경기 화성을 등 전직 장관, 대표 출신의 여야 거물급 인사가 출마한 지역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총선 성적표에 따라 이들의 명운도 갈릴 것으로 보인다. 차기 대선 지형이 출렁일 수 있는 만큼 이들의 입성 여부는 단순 지역구 1석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가장 이목을 끄는 격전지는 '명룡(이재명-원희룡) 대전' 인천 계양을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대표가 큰 표차로 승리하면 지역민들의 지지를 재확인하며 대권 가도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전망된다. 패하면 정치적으로 치명상이 불가피하다.

원 전 장관으로서도 불리하기만 한 게임은 아니다. 원 전 장관이 아깝게 패하면 정치적 체급이 올라갈 수 있다. 보수정당 무덤에서 야당 수장을 상대로 자진해 싸웠다는 것만으로도 차기 당권주자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2027년 대권 가도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보수 텃밭 경기 분당갑에서는 여야 잠룡이 사활을 건 승부를 벌이고 있다. 대선주자급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이긴다면 4선 고지에 올라 보수 진영 중진으로 입지를 강화하고 대권 잠룡으로 자리잡게 된다.

친노(노무현) 적장자로 분류되는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이 이길 경우 '보수의 안방'인 분당까지 침투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야권 내 입지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수도권 정치인으로서 영향력을 키우면서 차기 야권 대권 주자로 뛰어오를 수 있다.

5선 고지에 도전하는 나경원 전 원내대표의 국회 복귀 여부도 관심사다. 나 전 원내대표가 이재명 대표의 영입인재 류삼영 전 경찰총장을 꺾고 서울 동작을 탈환에 성공, 4년 만에 다시 원내에 진입한다면 유력한 당권주자로 부상하고, 대권 주자 반열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특히 동작을이 한강벨트 최대 접전지로 떠오르면서 나 전 원내대표 당선 여부가 수도권 전체 판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경기 하남갑에 출마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6선 고지에 오른다면 첫 여성 국회의장을 수행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다수당이 국회의장직을 맡는 국회 관례상 민주당이 과반을 달성하게 되면 6선의 조정식 의원과 전반기와 후반기 나눠서 의장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장은 여야 간 이견이 있는 법안의 직회부와 직권상정 여부를 결정해 입법부 최후의 보루로 불리는 자리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국회 입성 여부도 관심사다. 이 대표가 출마한 경기 화성을에서는 공영운 민주당 후보의 아빠 찬스 의혹이 불거진 것을 기점으로 이 대표 지지율이 30%대까지 오른 상황이다. 이 대표가 당선된다면 지난 2011년 정치 무대에 데뷔한 지 13년 만에 국회에 입성하게 된다. 22대 국회에서 양당 모두를 견제하는 목소리를 내며, 제3지대의 대권 후보로 뛰어오르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네 번째 도전에서도 뱃지를 달지 못할 경우 정치적 입지가 크게 좁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