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흔들리는 '낙동강 벨트' 맞춤형 공약 쏟아냈다
공식 선거운동 이후 첫 지역 방문지로 부산·창원·경남 선택
구도 부산서 '염종석'·노무현 고향 김해선 '민주당 심판' 외쳐
- 박기범 기자, 김예원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김예원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공식 선거운동 시작 이후 처음으로 PK(부산·경남)를 찾아 지역 공약을 쏟아냈다. 여권 텃밭이지만 최근 낙동강벨트를 중심으로 지역 민심이 흔들리자 극약 처방을 쏟아낸 것으로 풀이된다.
한 위원장은 전날(1일) 부산과 경남 창원·김해를 방문했다. 한 위원장이 PK지역을 찾은 것은 공식 선거운동 시작 이후 처음이자, 수도권을 벗어나 지역을 방문한 것도 PK가 처음이다.
한 위원장이 첫 지역 방문지로 PK를 찾은 것은 지역 민심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PK는 전통적 보수텃밭이지만, '낙동강벨트'를 중심으로 야권 후보들이 우위를 점하는 여론조사 발표되고 있다. 최근에는 낙동강벨트 외 지역에서도 여야 후보가 접전을 벌이는 등 지역 민심 변화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평가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8~29일 실시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PK지역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36.5%를 기록, 전주보다 15.3%포인트(p) 급락했다.
국민의힘은 총선을 앞두고 낙동강벨트 수성을 위해 부산시장 출신 5선 서병수(부산 북), 경남도지사 출신 김태호(양산을), 3선 조해진(김해을) 등을 낙동강벨트에 자객공천했지만, 이마저도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 위원장은 이같은 여론을 인식한 듯 이번 방문에서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과 함께 지역 맞춤형 공약을 쏟아냈다. 잠재된 여권 지지층 결집을 도모하고 지역 발전 공약으로 '여당 프리미엄'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산에서는 지역 숙원사업인 △산업은행 부산 이전 △가덕도신공항 조기 완공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 통과 등을 약속했다.
구도(球都) 부산을 겨냥해 사직야구장 재건축도 공약하며, 1992년 롯데 자이언츠 우승을 이끌었던 동갑내기 에이스 염종석을 언급, "염종석의 최고의 해는 그 첫해뿐이었다. 저는 염종석처럼 올 한해 소진하고 끝나도 불만 없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한 위원장은 소상공인을 위한 △부가가치세 간이과세자 적용기준 연매출 8000만원→2억 상향 △손실 보상지원금 환수 유예·장기 분납 △자영업자 육아휴직제 도입 등도 약속했는데, 부산의 높은 자영업자 비율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경남 창원에서는 "지난 정부가 원전 생태계를 부쉈다. 대한민국 미래를 부술 뻔했다"며 "우리 정부가 살렸다. 창원의 원전 생태계를 다시 세우고 발전시킬 사람이 누구인가"라고 원전을 강조했다. 창원은 원전 관련 업체가 다수 밀집해 있다. 또한 노동자가 많아 진보정당이 선전을 펼친 곳으로, 지역 산업 발전을 앞세워 민심을 공략한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으로, PK에서도 민주당 다선 의원이 지역구를 차지하고 있는 김해에서는 "김해 인구가 줄고 있는데 그렇게 둘 것인가. 연속으로 민주당이 하는 동안 그 사람들은 무엇을 했나"며 민주당 심판을 외쳤다.
한 위원장의 이날 행보는 PK 승리가 여권에 절실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총선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을 중심으로 '위기론'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텃밭으로 꼽히는 PK에서의 패배는 여권에 더 큰 충격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위원장은 마지막 유세이던 김해에서 "부산, 경남을 (선거운동 기간 중) 또 못 올 수 있다"며 "우리가 꼭 이겨야 하는 승부다. 4월10일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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