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횡사' 박용진, 국힘 선거공보물 등장…朴 "정치적 모욕"
국힘·새미래선 박용진 띄우며 민주당 '공격' 소재로 삼아
박용진 "저를 이용해 민주당 내부갈등 악용, 유권자 얕보는 것"
- 강수련 기자
(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 = 22대 총선에서 '비명횡사'라는 수식어를 얻은 민주당 박용진 의원의 지역구 서울 강북을에서 여야 후보들의 '박용진 마케팅'이 이어지고 있다. 자신이 없는 틈을 타 벌어지는 '무단 선거 운동'을 두고 박 후보는 "정치적 모욕"이라며 반발했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서울 강북을 지역구에서는 한민수 민주당 후보, 박진웅 국민의힘 후보, 이석현 새로운미래 후보가 3파전을 벌인다.
박 의원은 현역의원 평가에서 하위 10% 페널티를 안고도 경선에 참여해 정봉주 후보에게 패했다. 정 후보가 막말 논란으로 공천이 취소되자 두번째 경선 기회를 얻었으나 조수진 변호사에게 밀리면서 공천을 받지 못했다.
이후 조 변호사마저 과거 성범죄자를 변호하며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한 사실이 알려져 자진사퇴했고, 결국 친명(친이재명) 한민수 후보가 전략공천됐다.
3번의 공천 기회에서 모두 외면 당한 박 의원은 당의 결정을 수용한 뒤, 송파·서초·강남 등 험지에서 민주당 후보들의 유세를 돕고 있다.
그러나 정작 박 의원이 없는 서울 강북을에서 박 의원 이름이 계속 소환되며 각 후보들의 홍보에 이용되고 있다.
민주당을 탈당해 새로운미래 소속으로 출마하는 이석현 후보는 "박 의원의 뜻을 받들어 정치를 바로잡겠다"며 강북을 출마를 선언했다. 이 후보는 선거공보에도 "박용진 의원에 대한 이재명 민주당의 보복을 참을 수 없어 출마했다"고 적었다. 또 선거사무소 현수막에도 박용진 의원을 언급하며 새로운미래 지지를 호소했다.
박진웅 후보의 경우 박 의원의 사진을 동의 없이 자신의 선거공보에 도용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박 후보는 두 사람이 나란히 서 있는 뒷모습을 실으며 "노고 많으셨습니다 선배님"이라고 적었다.
박 의원이 이번 공천 과정에서 '비명 찍어내기'의 대표적 사례가 되면서 다른 정당들이 박 의원을 민주당을 공격하는 소재로 삼고 있다. 박 의원이 강북을에서 재선을 하며 표심을 다져놓은 만큼 '박용진 마케팅'으로 박 의원 지지표를 가져오려는 것이다.
반면 같은 당의 한 후보는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방송에서 "(선거사무실 등) 박용진 의원이 도와주는 것이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오히려 강성 지지층의 결집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읽힌다.
이에 박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한 후보와 구의원, 시의원 전원을 사무실로 오게 해서 '열심히 도와라, 이겨야 된다, 당원들 잘 달래라'고 했다"며 "민주당의 후보가 분열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 박용진을 공격하면 이것이 내부총질"이라고 비판했다.
두 후보를 향해서는 "그런 식으로 저를 이용하고 민주당 내부의 갈등을 악용하는 것은 정치 도의에도 어긋나고 박용진에 대한 모욕이고 강북을 유권자들을 얕잡아보는 얄팍한 정치"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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