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횡사' 박용진, 국힘 선거공보물 등장…朴 "정치적 모욕"

국힘·새미래선 박용진 띄우며 민주당 '공격' 소재로 삼아
박용진 "저를 이용해 민주당 내부갈등 악용, 유권자 얕보는 것"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역 인근에서 조재희 송파갑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2024.3.3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 = 22대 총선에서 '비명횡사'라는 수식어를 얻은 민주당 박용진 의원의 지역구 서울 강북을에서 여야 후보들의 '박용진 마케팅'이 이어지고 있다. 자신이 없는 틈을 타 벌어지는 '무단 선거 운동'을 두고 박 후보는 "정치적 모욕"이라며 반발했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서울 강북을 지역구에서는 한민수 민주당 후보, 박진웅 국민의힘 후보, 이석현 새로운미래 후보가 3파전을 벌인다.

박 의원은 현역의원 평가에서 하위 10% 페널티를 안고도 경선에 참여해 정봉주 후보에게 패했다. 정 후보가 막말 논란으로 공천이 취소되자 두번째 경선 기회를 얻었으나 조수진 변호사에게 밀리면서 공천을 받지 못했다.

이후 조 변호사마저 과거 성범죄자를 변호하며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한 사실이 알려져 자진사퇴했고, 결국 친명(친이재명) 한민수 후보가 전략공천됐다.

3번의 공천 기회에서 모두 외면 당한 박 의원은 당의 결정을 수용한 뒤, 송파·서초·강남 등 험지에서 민주당 후보들의 유세를 돕고 있다.

그러나 정작 박 의원이 없는 서울 강북을에서 박 의원 이름이 계속 소환되며 각 후보들의 홍보에 이용되고 있다.

민주당을 탈당해 새로운미래 소속으로 출마하는 이석현 후보는 "박 의원의 뜻을 받들어 정치를 바로잡겠다"며 강북을 출마를 선언했다. 이 후보는 선거공보에도 "박용진 의원에 대한 이재명 민주당의 보복을 참을 수 없어 출마했다"고 적었다. 또 선거사무소 현수막에도 박용진 의원을 언급하며 새로운미래 지지를 호소했다.

박진웅 국민의힘 후보 선거공보물@News1(박용진실 제공)

박진웅 후보의 경우 박 의원의 사진을 동의 없이 자신의 선거공보에 도용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박 후보는 두 사람이 나란히 서 있는 뒷모습을 실으며 "노고 많으셨습니다 선배님"이라고 적었다.

박 의원이 이번 공천 과정에서 '비명 찍어내기'의 대표적 사례가 되면서 다른 정당들이 박 의원을 민주당을 공격하는 소재로 삼고 있다. 박 의원이 강북을에서 재선을 하며 표심을 다져놓은 만큼 '박용진 마케팅'으로 박 의원 지지표를 가져오려는 것이다.

반면 같은 당의 한 후보는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방송에서 "(선거사무실 등) 박용진 의원이 도와주는 것이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오히려 강성 지지층의 결집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읽힌다.

이에 박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한 후보와 구의원, 시의원 전원을 사무실로 오게 해서 '열심히 도와라, 이겨야 된다, 당원들 잘 달래라'고 했다"며 "민주당의 후보가 분열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 박용진을 공격하면 이것이 내부총질"이라고 비판했다.

두 후보를 향해서는 "그런 식으로 저를 이용하고 민주당 내부의 갈등을 악용하는 것은 정치 도의에도 어긋나고 박용진에 대한 모욕이고 강북을 유권자들을 얕잡아보는 얄팍한 정치"라고 질타했다.

traini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