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비윤계 유승민, 수도권 유세 측면 지원…존재감 드러낸다
중도확장·비윤 상징…''중도공략' 급한 수도권 지원 요청 이어져
국힘, '개인지원' 선긋기…尹 대통령 관계·한동훈 원톱 체제 고려한 듯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유승민 전 의원이 4·10 총선 공식 선거운동 시작과 함께 국민의힘 후보 지원에 나섰다. 중도 확장성이 높은 유 전 의원 지원에 수도권 인사를 중심으로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유승민 역할론'에 선을 긋고 있다. 친윤(친윤석열)계와 관계와 한동훈 '원톱' 선거대책위원회 전략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유 전 의원은 30일 함운경(서울 마포을)·최재형(서울 종로) 후보를 지원한다. 유 전 의원은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28일 유경준 후보(경기 화성정)를 시작으로 전날 이종철 후보(서울 성북갑)를 지원, 3일째 국민의힘 유세를 돕는다.
여권에서는 중도 확장성이 큰 유 전 의원 지원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특히 정권심판론 바람 속 중도층 공략에 어려움을 겪는 수도권에서 유 전 의원의 지원 요청이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까지 3일 동안 유 전 의원이 지원 유세에 나선 곳은 모두 수도권이다.
앞서 최근 당 지지율이 정체와 함께 '수도권 위기론'이 떠올랐을 때 여권에서 '유승민 역할론'이 떠오른 것도 이 때문이다.
당내 비주류이자 세력이 약한 유 전 의원에게 현재 판세가 기회란 시선도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존재감을 보이면서 총선 이후 당내에서 자신이 활동할 수 있는 정치적 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당은 유 전 의원 지원을 '개인 차원'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선대위 차원에서 유 전 의원 유세 지원을 요청할 뜻은 아직 없다는 게 당의 공식 입장이다.
한동훈 총괄선대위원장 겸 비상대책위원장은 '유승민 역할론'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없다"고 했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전날 유 전 의원에게 지원유세를 요청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같은 거리두기는 윤석열 대통령과 유 전 의원 간 불편한 관계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대선에서 두 사람은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대선 기간 유 전 의원이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지 않으면서 두 사람 관계는 악화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를 향한 유 전 의원 쓴소리도 컸다. 당 관계자는 "지도부 입장에선 윤 대통령과 관계를 고려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유 전 의원 등장이 '한동훈 원톱' 체제를 흔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위원장은 황상무·이종섭 논란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의 사퇴를 요청하는 등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존재감을 키웠다.
이런 상황에서 비윤 상징성이 더 큰 유 전 의원이 등장할 경우 집중도가 유 전 의원으로 쏠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유 전 의원은 첫날 유세에서 '개같이 정치한다'는 한 위원장 발언을 두고 "보수는 아무리 급해도 품격"이라고 일갈했다. 한 위원장이 내세운 '이조(이재명·조국)심판'에 대해선 "중도층 표심은 더 멀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당내 스피커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유승민 역할론'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당내 또 다른 인사는 "위기 상황이다. 자존심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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