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송 수레 타고 호소, 킥보드·카트로 밀착 유세…표심 잡기 '안간힘'

총선 D-11… 여야 후보들 유세 차별화로 표심 공략 나서
요구르트 카트 활용 무소음 유세·MZ 인기곡 '밤양갱' 개사도

제22대 총선 전주을에 출마한 정운천 국민의힘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8일 전북자치도 전주시 전북특별자치도청 앞에서 삭발식을 하고 함거에 오르고 있다. 2024.3.28/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도민 여러분의 아픔과 분노를 제가 다 껴안겠습니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8일, 전북 전주을에 출마하는 정운천 국민의힘 후보는 전북특별자치도청 앞 출정식에서 삭발식을 했다. 최근 윤석열 정권에 대한 정권심판론이 우세한 상황에서 사죄 퍼포먼스를 통한 읍소에 들어간 것이다.

'오직 전북'이라 쓰인 흰 머리띠를 두른 정 후보가 올라탄 함거 근처엔 '여야협치 쌍발통 살려주십시오'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정 후보는 "전주시민의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분노를 헤아리지 못해 죄송하다. 중앙정부 소통창구로서 정부와 담판 지을 테니 전북 의원 10명 중 1명이라도 일꾼 정운천을 뽑아달라"고 호소했다.

22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3일 차에 접어들며 유권자 관심을 끌기 위한 후보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정권심판론이 우세한 상황에서 삭발하고 함거(죄인을 호송하던 수레)에 올라타 '사죄'를 구하는가 하면,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한 음악 '밤양갱'을 투표 장려 노래로 개사하는 등 모습이 돋보인다.

김용태 국민의힘 후보와 배우 서범식씨가 함께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김용태 후보 측 제공)

첫 공식 선거운동에 든든한 ‘지원군’을 대동한 후보들도 있었다. 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에 출마한 유상범 국민의힘 후보는 횡성 회전교차로 등에서 친동생이자 영화배우인 유오성씨와 거리 인사를 했다.

경기 고양정에 출마한 김용태 국민의힘 후보는 호위무사 분장을 한 배우 서범식 씨와 함께 출정식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서씨는 경기 고양 일산에 거주하며 공약 등 김 후보의 진정성에 공감해 선거 운동에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는 1기 신도시인 일산의 재개발 및 재건축 문제 해결 및 일산경제자유구역 조기 확정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이색적인 이동 수단을 활용한 선거 운동도 눈에 띈다. 28일 경기 인천 계양구의 한 전통시장엔 원희룡 국민의힘 후보가 인기 아동 애니메이션 '꼬마버스 타요' 외양을 갖춘 빨간 요구르트 카트를 타고 나타나 유권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에 출마하는 이정현 국민의힘 후보는 시장, 길거리 등에서 주민들과 접촉을 늘리기 위해 선거용 트럭 대신 킥보드 등을 타고 주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밤양갱'을 개사한 노래를 부르고 있다. (강훈식 TV 캡처)

유튜브 등 SNS를 활용한 이색 콘텐츠도 눈에 띈다. 단순 노래 개사 등을 넘어서서 젊은 세대에게 친숙한 웹예능 콘텐츠 양식을 차용해 홍보물을 제작하는 식이다. 충남 아산을에 출마하는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최근 인공지능(AI) 음원 활용 등으로 유행을 탄 대중음악 '밤양갱'을 부른 영상으로 인기를 끌었다.

인기 웹 예능처럼 출연진 혼자 마이크 앞에 서서 노래를 부르고 그 옆에 가사를 띄우는 방식을 활용했다. '투표하기 전 넌 내게 말했지 투표한다고 뭐 달라지냐고',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민주당 뽑으면 달라졌어' 등 가사를 통해 투표 독려 메시지 등도 담았다.

경기 화성을에 출마하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공약 홍보물도 관심을 끈다. 이 대표는 직접 현장을 찾는 버라이어티형 예능 방식을 활용해 '출마한 김에 동탄일주', '동탄, 어디까지 가봤니?' 등의 영상으로 젊은 유권자들의 표심에 호소했다. 해당 영상은 이 대표가 동탄 지역구 내 100개 아파트 단지를 모두 돌며 각 현장에서 개별 맞춤형 공약을 발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경기 화성을 동탄 신도시에서 아파트 단지를 방문하고 있다. (여의도재건축조합 캡처)

kimye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