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회 이전에 부가세 인하까지…분위기 반전 '안간힘'
육아용품·식재료 부가세 10→5% 인하 '민생 공약'
"개같이 정치" 발언 수위도↑…"선거전략 재점검 필요"
- 이밝음 기자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 겸 비상대책위원장이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8일 부가가치세 인하를 공약으로 제안했다. 27일엔 '국회의 완전한 세종시 이전'에 이어 민생 공약을 연이어 발표하며 지지율 반등을 꾀하는 모습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야권이 전면에 내세운 '정권 심판론' 분위기를 바꾸려면 여당이 더 선명한 공약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위원장은 전날 서울 동대문구 회기역을 찾아 "출산·육아용품, 라면·즉석밥·통조림 등 가공식품, 설탕·밀가루 등 식재료 등 서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 대해 한시적으로 부가가치세를 10%에서 5%로 절반 인하할 것을 정부 측에 강하게 요구했다"고 말했다.
연이은 물가 상승과 윤석열 대통령 '대파 가격 875원' 발언 등으로 악화된 민심을 다독이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선거 초반에 강조했던 '운동권 심판론'이 야권의 '정권 심판론'에 밀려 주목받지 못하자 민생 행보로 방향을 튼 셈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겸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제안한 '전 국민 1인당 25만 원 민생지원금'을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한 위원장은 27일엔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 완전한 세종시 이전을 공약했다.
세종시를 미국의 워싱턴D.C처럼 행정 수도로 만들고, 국회가 있던 서여의도는 개발 제한을 풀어 새로운 랜드마크로 만든다는 내용이다. '캐스팅 보터'로 꼽히는 충청권 지역경제 활성화와 서울 개발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위원장이 기자회견에서 "총선 선거운동 기간 이 자리에서 저를 보는 일이 많아질 것"이라고 한 만큼, 이후에도 공약 발표가 이어질 전망이다.
한 위원장은 전날 "정치를 개같이 하는 게 문제"라며 야권을 향한 발언 수위도 부쩍 높였다. 이 역시 '정권 심판론'에 맞서 지지율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공세로 풀이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한 위원장의 선거 전략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에 비해 더 많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선명한 공약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운동권 심판론', '이재명 심판론'이 약화하니 민생 올인 승부수를 띄운 것인데 전반적으로 선거 전략이 꼬여있는 것 같다"며 "공약 우선순위부터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엄 소장은 한 위원장의 '개 같이' 발언에 대해서도 "검사가 수사하다가 내뱉은 말처럼 정제되지 않은 표현"이라며 "당 대표 메시지로는 부적절하다"고 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마음이 다급하면 정부 여당에 대한 신뢰감만 떨어지고 말실수만 유발한다"며 "전략이 부재하고 평소 한 위원장답지 않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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