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심판' 바람 '거야 심판' 뒤바뀌나…명룡대전서 조짐

야당 유리 계양을…원희룡, 이재명에 오차범위 내 접전
野 텃밭 민심 변화에 국힘 '수도권 위기론' 극복 기대감

원희룡(왼쪽) 전 국토교통부장관·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뉴스1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명룡대전'이 펼쳐지는 인천 계양을에서 원희룡 국민의힘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맹추격하고 있다. 대표적 야권 텃밭에서, 민주당에 유리한 선거구 조정과 여권의 수도권 위기론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원 후보가 이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따라붙은 것이다.

여권에서는 계양을 접전을 바라보며 '수도권 위기론'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이재명 위기론'과 함께 야권이 위기를 맞을 것이란 기대다.

뉴스1이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25~26일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인천 계양을 여론조사 결과 이재명 46%, 원희룡 42%로, 두 후보는 오차범위(±4.4%포인트(p)) 내인 4%p의 격차를 기록하며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앞선 조사와 비교하면 두 후보 간 접전 양상은 두드러진다. 지난 7일 선거구 획정 전을 기준으로 진행한 같은 여론조사에서는 이재명 45%, 원희룡 41%로 나타났다. 두 후보 모두 1%p의 상승세를 기록하며 4%p 격차를 유지한 것이다.

최근 여권이 ‘정권심판론’으로 위기를 겪는 점을 고려할 때, 오차범위 내 지지율 격차가 유지되는 것은 두 후보 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에 유리하게 선거구가 조정됐음에도 두 후보가 접전을 벌이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계양구 평균보다 민주당 득표율이 높았던 작전서운동이 계양갑에서 계양을로 지역구가 바뀌었다.

반대로 상대적으로 민주당 표가 덜 나오는 계산1·3동이 계양갑에 속하게 됐다. 이에 이 대표에게 더욱 유리한 구도가 만들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 7일 조사는 지난 총선 선거구를 기준으로, 25~26일 조사는 조정된 선거구를 기준으로 여론조사가 실시됐다. 하지만, 선거구 조정이 이재명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란 전망과 달리, 선거구 조정 이후에도 두 후보 간 격차는 유지됐다.

두 후보의 접전 양상을 두고 여권에서는 수도권 위기론을 비롯한 판세 변화 기대감이 감지된다. 두 후보 간 격차가 좁혀질 경우 '이재명 심판' 바람이 불 수 있다는 기대다. 실제 여권은 이 후보의 사법리스크를 겨냥하며 '거야 심판'을 외치고 있다.

계양을이 야권의 대표적 텃밭이자 여권의 험지라는 점에서, 이 지역 민심 변화는 수도권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다.

여야 잠룡 간 경쟁에서 원 후보가 선전을 펼치면서 원 후보를 중심으로 수도권 위기 극복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수도권 한 인사는 "원 후보 지지율에 수도권 여당 후보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후보 간 박빙이 선거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빙 승부가 펼쳐질 경우 전국을 순회하며 선거지원에 나서는 이재명 후보가 지역 선거에 집중하는 '이재명 고립'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압승한 여당의 전략이기도 했다. 당시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약 일주일 앞두고 이재명 후보와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가 초박빙 격차를 보이자 이 후보는 물론 민주당 지도부가 인천 계양을에 총출동했다.

선거 결과, 계양을에서는 이 후보가 승리했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참패하며 '이재명 책임론'이 불거졌다.

그러나 여론조사와 별개로 여전히 이 대표 우세를 점치는 관측도 많다. 지난 보궐선거 막판 초박빙 여론조사 결과에도 투표 결과 이 대표가 10.49%p 차이로 승리했기 때문이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