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공천'에도 부실 검증 속속…상대 흠집찾기 몰두
민주, 이영선 공천 취소로 '1석' 날려…국힘 막말에 줄취소
여야 상대 후보 추가 의혹찾기 나서…'부동산 의혹' 전면전
- 한병찬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여야 모두 자신했던 '시스템 공천'이 '부실 검증'으로 막을 내렸다. 후보자의 막말-과거행적 논란으로 내부 단속에 나선 여야는 이제 상대 후보의 추가 의혹 찾기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총선 후보 등록 마감 시한이 지난 23일 부동산 갭 투기 의혹에도 재산 현황을 허위로 제시한 이영선 전 세종갑 후보의 공천을 취소하고 당에서 제명했다.
이 전 후보는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10여채(약 38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갖고 있었지만 민주당 공천 후보 심사 과정에선 아파트 한 채와 오피스텔만 당에 신고했다. 아울러 대출액이 37억여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나며 '갭 투기' 의혹이 불거졌다.
서울 강북을에서는 정봉주 전 후보의 막말과 조수진 전 후보의 과거 행적 논란이 문제를 일으켜 후보가 두 번이나 교체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첫 번째 경선에선 정 전 후보가 현역인 박용진 의원을 꺾고 후보로 확정됐지만 '발목 지뢰를 밟는 사람에게 목발을 경품으로 주자'는 과거 발언이 논란이 돼 공천이 취소됐다.
이후 민주당은 조수진 변호사와 박용진 의원의 재경선을 결정했고, 조 변호사가 승리했으나 이후 과거 성범죄자를 변호한 사실이 재조명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특히 조 변호사가 미성년자 성폭행 사건에서 가해자를 변호하며 '성병이 제삼자나 가족한테서 옮았을 가능성'을 적시했다는 점 등이 알려지면서 2차 가해 논란도 불거졌다. 결국 민주당은 22일 한민수 대변인을 후보로 확정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부동산 문제는 자진 납세하기 때문에 확인하기 어렵다"며 "이 전 후보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민주당 관계자도 "후보자는 재산상 신고서를 써서 내야 하는데 본인이 누락시키면 당에서 검증할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도 후보자들의 과거 막말과 행적 논란에 몸살을 앓고 있다. 국민의힘은 돈봉투 수수 의혹을 받는 정우택(충북 청주상당) 후보, 막말 논란 중심에 선 도태우(대구 중·남), 장예찬(부산 수영) 후보 등 3명에 대한 공천을 취소했다.
앞서 정 후보는 카페업자 A씨에게 봉투를 받는 CCTV 영상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돈봉투 수수 의혹에 휩싸였다. 정 후보 측은 봉투를 돌려줬다고 반박했지만 A씨 측은 돌려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면서 공방이 계속됐다.
도 후보는 과거 유튜브 방송에서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해 굉장히 문제가 있는 부분들이 있고, 특히 거기에는 북한 개입 여부가 문제가 된다는 것이 상식"이라고 발언했고. 장 후보는 과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난교 발언', '동물병원 폭파하고 싶다', '서울시민 교양수준 발언' 등의 글을 게시하며 논란을 빚었다.
여야는 상대 후보를 향한 공세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먼저 조수진 변호사가 사퇴한 민주당은 성범죄자를 변호한 국민의힘 후보들에 대한 공천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강민석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조수연(대전 서갑)·김상욱(울산 남갑)·구자룡(서울 양천갑)·유영하(대구 달서갑) 국민의힘 후보에 성범죄자 사건 수임 이력이 있고 "이름만 들어도 악성인 사건"이라며 "한동훈 위원장의 발언에 의거해 후보들의 공천 철회를 요구한다. 한 위원장은 (피해자 편이라는) 거짓 발언에 대해 깨끗이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부동산 문제에 맞불을 놓기도 했다. 최민석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이혜훈 후보는 재산이 160억원이 넘는다. 그런데 정작 출마한 중구나 성동구에는 전세나 월세 보증금을 냈다는 내역이 제출되지 않았다"며 "국회의원 시절 60억원대였던 이 후보 재산이 4년 만에 100억원이나 증가했다. 재산 증식의 계기는 무엇인지 해명하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공천 취소된 이영선 후보 외에도 갭 투기가 의심되는 민주당 후보들이 더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이상식(용인갑) 민주당 후보를 비롯해 이영선(세종갑 공천취소)·문진석(천안갑)·김기표(부천을)·이강일(청주상당) 등 후보들의 재산신고 내역과 관련한 의혹을 제기했다. 김 비대위원은 이들이 갭 투기 등을 했다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답을 달라"고 말했다.
이에 당사자들은 김 비대위원의 주장에 대해 "명백히 잘못된 사실", "불법이나 특혜가 없었다"고 반발했다.
bc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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